YG가 고집한 정공법…30년의 K-헤리티지

1 hour ago 1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이들의 이름이 있었다. 1996년 5월 20일 '현 기획'으로 첫발을 내디뎠던 YG엔터테인먼트가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MF, 양군 기획을 거쳐 지금의 사명으로 자리 잡기까지 세월 동안 시류에 따른 변화는 무쌍했으나, 그 중심을 지탱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의 음악적 철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트렌드를 좇기보다 개척하겠다는 뚝심, 직접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지금의 YG를 건설한 기초가 됐다.

YG의 여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설립 초창기 선보인 3인조 그룹 킵식스(1996)의 성적표는 미온적였다. 이들의 데뷔 앨범을 지배했던 힙합, R&B, 뉴잭스윙 장르는 당시 대중에게 생소한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YG는 주류 타협 대신 색깔을 더 뾰족하게 다듬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 무모해 보였던 독고다이 정신은 K팝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거대한 스노우볼이 됐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후의 역사는 정형화된 성공 가도를 밟았다. 정통 힙합을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 지누션(1997)의 등장과 아이돌의 문법에 힙합을 이식해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원타임(1998)의 성공은 YG 패밀리십의 기틀이 됐다. 2000년대 전반기에는 휘성, 거미, 빅마마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R&B 보컬리스트 신드롬을 주도했고, 'YG 언더그라운드'를 통해 비주류 뮤지션들을 지상파 무대에 세우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힐리스 퍼포먼스를 내세운 세븐(2003)의 일본 진출은 YG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서막이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00년대 후반, 가요계의 헤게모니는 빅뱅(2006)과 2NE1(2009)의 탄생으로 완벽히 재편된다. 멜론 일간 차트 38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쓴 빅뱅의 '거짓말', 그리고 타이틀곡을 넘어 전곡을 차트 최상위권에 올려놓으며 대중에게 '음원 줄세우기'라는 개념을 처음 각인시킨 지드래곤의 솔로 1집은 K팝의 새로운 기준점이 됐다. 걸크러시 콘셉트를 내세운 2NE1은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노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걸그룹의 입지를 넓혔다.

2010년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거둔 미국 중앙은행(Fed) 기준 금리 인상만큼 파급력 컸던 빌보드 핫 100 2위라는 기록을 지나, 2016년 마침내 월드 클래스 '블랙핑크'가 탄생했다. 영국 오피셜 차트와 미국 빌보드 200 정상을 동시 석권한 이들의 행보는 전 세계 걸그룹 역사상 21년 만의 대기록이자 K팝의 위상을 전 세계 메인스트림 최정상으로 끌어올린 결정적 모멘텀이었다. 최근 발매한 미니 3집 'DEADLINE'이 초동 177만 장을 돌파하며 자신들의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운 대목은 이들의 독주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증명한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YG가 고집한 정공법…30년의 K-헤리티지

이제 시선은 미래로 향한다. 2020년대의 라인업을 이어받은 트레저와 라이브 역량을 앞세운 베이비몬스터가 YG의 유산을 계승하고 있는 가운데, YG는 또 한 번의 확장을 예고했다.

YG는 지난해 내부 시스템 개편을 거쳐 공격적인 신인 발굴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트레저와 차별화된 5인조 구성의 신인 보이그룹을 6년 만에 선보일 예정이며, 베이비몬스터의 뒤를 이을 새로운 4인조 걸그룹 '넥스트 몬스터(가칭)' 역시 이벨리, 찬야, 케이시 등 최종 멤버 공개를 앞두고 있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