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년간 B2B 특화 한국형 AI 모델 '믿음' 꾸준히 개발
한국어 최적화된 자체 토크나이저 활용⋯데이터 수집 전 과정 '자체 기술'
B2B 중심이지만 B2C 가능성도 열려⋯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참여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KT(대표 김영섭)가 1년간 개발한 한국어 특화 독자 AI 모델 '믿음 2.0'을 공개하며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소버린 AI(주권형 AI) 구현에 나섰다. SK텔레콤과의 경쟁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과는 또 다른 행보로 한국형 AI 주권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KT 사옥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221db393d7ea82.jpg)
3일 KT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K인텔리전스(KT와 대한민국을 뜻하는 'K'에 지능이라는 단어를 결합한 KT의 신규 AI 브랜드명) 정체성과 함께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 믿음 2.0을 발표했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을 비롯한 배순민 KT AI 퓨처랩장, 신동훈 KT 젠AI 랩장 등이 참석했다.
"독자 개발 멈췄다? 사실 아냐"⋯지난 1년간 믿음 꾸준히 개발
앞서 KT는 MS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MS가 최대 주주로 있는 오픈AI의 챗GPT-4o 기반 한국적 AI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독자 AI 모델 개발을 멈춘 것이 아닌, 독자 모델과 GPT 모델 모두 확보라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것이 KT 측 설명이다.
신동훈 랩장은 "KT가 독자 개발을 멈췄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지난 1년간 B2B(기업간거래) 특화 한국형 AI 모델로서 믿음을 꾸준히 진화시켜왔다"며 "한국어 문서 이해, 보고서 작성, 문서 기반 QA, 툴콜링 등 실질적인 활용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믿음 2.0은 23억 파라미터 미니 모델, 115억 파라미터 베이스 모델로 구성된다. 향후 고성능 모델인 프로 모델도 공개할 예정이다. 2.0 미니와 베이스는 오는 4일 라이선스로 오픈소스 배포돼 누구나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다.
KT는 "한국어에 최적화된 자체 토크나이저(텍스트를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인 토큰으로 분리하는 도구)를 활용해 학습했으며, 고품질 한국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는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수집에는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공공기관, K 데이터 얼라이언스가 핵심 역할을 했다.
KT는 소버린 AI 핵심 원칙으로 △데이터 주권 △사용자 선택권 △한국적 가치 반영 △책임 있는 운영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신 랩장은 "KT는 전 과정에 자체 기술을 적용해 소버린 AI를 대표하는 모델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한국적 평가 기준에 AI 안전·책임성까지 확보⋯B2C 가능성도 열려
AI의 한국적 평가 기준도 KT가 강조한 차별점이다. 신 랩장은 "영어 중심 글로벌 벤치마크는 한국적 특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민족문화연구원과 협력해 한국적 문해력, 문화 이해도, 표현력 등을 평가하는 다각도 체계를 구축했다"고 언급했다.
안전성과 책임성을 위한 내부 프로세스도 강조했다. KT는 배순민 랩장 산하에 RAI(책임 있는 AI) 센터를 두고, AI 윤리 원칙을 기반으로 전 생애주기에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믿음 2.0이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A.X) 4.0 모델과 비교되는 것과 관련해 신 랩장은 "에이닷엑스는 70B급 외부 오픈모델을 활용한 반면, 믿음 2.0은 2.4B~11B로 직접 학습한 스크래치 모델"이라며 "단순 크기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보지만 KT의 프로 모델은 이미 경쟁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믿음 2.0은 B2B 중심이지만 B2C 가능성도 열려 있다. KT는 공공·금융·교육·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을 계획 중이다. 향후 B2C 서비스도 내부 검토 중이다. KT의 최종 목표는 다양한 규모의 모델을 고객 상황에 맞춰 제공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 구축이다.
![KT 사옥 전경. [사진=KT]](https://image.inews24.com/v1/93a15ac128014a.jpg)
KT "정부 추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참여"
KT는 MS와의 협업 모델은 대형 고객을 위한 엔터프라이즈형으로, 믿음은 경량·맞춤형 솔루션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신 랩장은 "비용과 성능을 모두 고려해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가 KT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도 KT는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랩장은 "정부의 독자의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저희가 갖고 있는 AI 철학과도 방향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적인 가치와 문화를 담아내기 위해 데이터 얼라이언스, 1년여 간의 노력을 거쳐 저희가 구축한 데이터들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데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전반적인 AI 기술 수준을 높이고 국민에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