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탁월한 영업사원은 돈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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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은 흔히 영업 실적을 올리려면 보상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 간 거래(B2B)에서 보상이 영업 예산의 가장 큰 항목을 차지한다. 하지만 영업사원을 단지 ‘동전만 넣으면 움직이는 기계’처럼 바라보는 시각은 시대에 뒤떨어질 뿐 아니라 다소 모욕적이기까지 하다. 나아가 이런 인식은 리더가 영업조직을 이끌고 동기를 부여할 때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밸러리 굿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고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는 영업사원이 단순히 실적과 목표 달성에만 집중하는 이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낸다. 또한 ‘고차원적인 목적의식’을 지닌 이들이 더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더 큰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금전적 보상이 영업사원의 집중력이나 노력을 일시적으로 끌어내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돈을 더 준다고 해서 고객의 신뢰를 얻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이 근본적으로 향상되진 않는다. 영업 실적을 끌어올리고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하며 더 많은 비즈니스를 확보하는 열쇠는 결국 리더십에 달려 있다.

리더가 보상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저지르는 실수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설계하는 것이다. 미국의 은행인 웰스파고는 여러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더 충성도 높은 고객일 것이란 가정을 기반으로 계좌 수를 보상 지표로 설정했다. 그 결과 웰스파고 직원은 보상을 받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무단으로 350만 개의 예금·신용카드 계정을 개설했다. 이는 수십억 달러의 벌금과 소송을 초래하고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히는 최악의 스캔들로 남았다.

이처럼 보상 기준이 특정 지표에 맞춰질 경우 잘못된 고객을 타깃으로 삼거나 고객에게 맞지 않는 상품을 제안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해 거래 시점을 조율하는 등 다양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영업사원이 고객이나 회사보다 자기 보상 극대화를 우선시하게 되는 탓이다. 리더는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조직이 원하는 실질적인 성과에 팀이 집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둘째, ‘이 제품을 팔면 인센티브를 더 준다’는 식으로 단기 성과 인센티브를 남용해 특정 제품의 판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판매사원이 고객의 요구 사항과 전혀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단기 인센티브가 걸려 있는 모델을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물론 특정 제품의 판매를 장려하는 것이 항상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인센티브는 종종 고객 중심의 관점을 흐리게 하고 단기 매출만을 목표로 하는 태도를 부추긴다. 이로 인해 고객은 자신이 영업사원의 ‘파트너’가 아닌 ‘판매 타깃’이 됐다는 생각에 신뢰를 갖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영업사원이 제품이 개발된 배경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영업사원이 제품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창출 가능한 기회, 고객의 구체적 니즈와 제품을 연결하는 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가격 할인에 의존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할인은 수익률을 가장 빠르게 깎아 먹는 요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보상을 단순 매출이나 수익이 아닌 이익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정가’를 정당화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는 전략과 역량의 문제이며 단순한 보상 설계 조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할인을 줄이려면 거래 초기 단계에서부터 리더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영업사원과 함께 전략과 가치를 설계해야 한다. 고객 니즈를 명확히 정의하고, 올바른 의사결정권자와 접촉하며, 솔루션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수치화하는 일은 거래 초기 단계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이 이미 내려진 거래 후반 단계에서 마진 몇 %를 두고 협상하는 것보다 초기 단계에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보상은 영업 리더십을 대체할 수 없다. 영업조직이 올바른 우선순위에 집중하도록 이끌려면 경영진이 각 영업 활동에서 전략을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한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영업 관리자가 현장에서 팀을 지속적으로 코칭해야 한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탁월한 영업사원은 돈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스콧 에딩거 에딩거컨설팅 창립자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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