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웅 디지털금융부 기자.최근 금융당국 내부에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위기대응체계를 실제 훈련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회사가 위기 때 스스로 회복하는 자체정상화계획, 회복이 어려울 때 당국이 정리 절차를 가동하는 부실정리계획을 함께 놓고 작동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금융권은 위기대응계획을 마련하고 당국 심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계획이 있다는 것과 실제 위기 때 작동하는 것은 다르다. 문서상 절차가 촘촘해도 어느 시점에 누가 판단하고, 어떤 기관이 개입할지는 별개 문제다.
논의의 핵심은 훈련 형식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개별 계획의 적정성을 보는 데서 나아가,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기 때 함께 움직일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데 있다.
은행 위기는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예금자 불안, 자금시장 경색, 결제망 차질을 거쳐 다른 금융회사로 전이될 수 있다. 평상시에는 개별 금융사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위기 때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바뀐다.
문제는 준비 상태다. 위기 때 처음 계획을 확인하고 기관별 판단을 맞추는 수준이라면 대응은 늦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지주와 은행은 서로 얽혀 있다. 은행의 유동성 문제는 지주 차원의 자본 배분과 연결되고, 계열사 리스크는 은행 신뢰로 번질 수 있다. 개별 회사 단위 계획만으로는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금융당국은 계획의 적정성 평가를 넘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은행권도 위기대응계획을 규제 대응용 서류로만 다뤄선 곤란하다. 평시에 의사결정과 유동성 지원, 정리 절차를 함께 점검하지 않은 계획은 위기 때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위기대응계획은 보고서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반복 점검을 거쳐야 금융 시스템을 지키는 안전판이 될 것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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