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K콘텐츠 글로벌 1위, 세액공제는 2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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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3가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3주째 수성 중이다. K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며 K콘텐츠가 세계 대중문화의 주류 코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위상에 걸맞은 제도적 토대는 아직 취약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세액공제다.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는 2017년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3년 단위의 일몰제로 운영돼 왔다. 산업은 장기적인 기획과 투자, 회수가 전제돼야 하는데 정책은 그때그때 연장 여부를 따져야 하는 구조다.

공제율도 경쟁국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미국 뉴욕주는 공연 제작에 대해 최대 25%, 영국은 창의산업 전반에 최대 45%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반면 한국은 기업 규모에 따라 5~15% 수준으로 차등 적용된다. 콘텐츠 산업의 주축 기업들이 사실상 제도의 변두리에 놓여 있는 셈이다. 산업은 세계 1류지만 제도는 2류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는 일몰제가 아닌 상시 제도로 바뀌어야 하고 공제율 역시 글로벌 수준에 맞춰 대폭 상향이 필요하다.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동안 세제지원은 영상 중심에 머물렀지만 K콘텐츠는 이미 음악, 공연,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K팝 기반의 공연 콘텐츠는 수출 산업이자 도시경제의 핵심 자원이 됐고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국 토니상 후보에 올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세액공제 제도 역시 이 흐름에 맞춰 공연과 음악 등 새로운 장르로 확대돼야 한다. 실제로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며 제도 전환의 기회를 갖고 있다. 산업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정책도 함께 발맞춰야 한다.

권혜미 통신미디어부 기자권혜미 통신미디어부 기자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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