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전쟁, 핵융합으로 승부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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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로 에너지, 우주 밸류업’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국내외 기업과 대학, 연구소, 정부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솔 기자

< “상업 우주 개발 경쟁 뜨겁다” > 미국 우주군 창설의 주역인 로저 티그 전 미공군 우주사령부 전략기획국장(오른쪽 끝)이 25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트럼프 사이언스: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로 에너지, 우주 밸류업’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국내외 기업과 대학, 연구소, 정부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솔 기자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이 미국의 ‘골든돔(Golden Dome)’을 완성할 겁니다.”

미국 우주군(軍) 창설의 주역인 로저 티그 전 미공군 우주사령부 전략기획국장은 25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경제신문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주최한 이 포럼은 ‘트럼프 사이언스: AI와 양자 기술로 에너지, 우주 밸류업’을 주제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우주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창설했다. 티그 전 국장은 “73년 만에 새로 생긴 군종인 우주군을 중심으로 미군 전체가 ‘상업 우주’를 맹렬하게 개척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단 테크기업과 군이 만나는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 골든돔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골든돔은 우주 기반 센서와 요격 체계, 첨단 지휘통제 네트워크를 결합해 적의 미사일을 초기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골든돔을 실현하기 위해선 미국과 한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고 했다. 티그 전 국장은 이런 협력의 첫걸음으로 올해 초 처음 열린 한·미 통합 우주 훈련 ‘폴라리스 해머 코리아’를 언급했다.

다른 기조연설자인 댄 브루예트 전 미국 에너지부(DOE) 장관은 핵융합 기술이 한·미 에너지 동맹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브루예트 전 장관은 “인류의 오랜 꿈이자 성배인 핵융합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핵융합은 최고의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융합의 관건인 플라스마를 제어하는 비선형 시뮬레이션 등 병렬 연산에서 양자컴퓨터를 따라올 기술이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스트롱코리아 포럼에 축사를 보내 “한 걸음 뒤처지면 추격자로 도태되겠지만 반걸음만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 수 있다”며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과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AI 패권 거머쥐려는 중국…한·미 에너지 동맹으로 맞서야"
댄 브루예트 前 미국 에너지부 장관 기조연설

< “AI·양자 기술로 美골든돔 완성” > 파콤 레비용 노바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25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순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 슈야 겟케 퀀티넘 재팬 CEO, 김기원 한국국방연구원 신흥안보연구실 책임연구위원, 박형준 서울대 AI우주기술연구센터 부센터장, 윤국진 KAIST AI연구원 부원장. /임형택 기자

< “AI·양자 기술로 美골든돔 완성” > 파콤 레비용 노바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25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순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 슈야 겟케 퀀티넘 재팬 CEO, 김기원 한국국방연구원 신흥안보연구실 책임연구위원, 박형준 서울대 AI우주기술연구센터 부센터장, 윤국진 KAIST AI연구원 부원장. /임형택 기자

“에너지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유일한 ‘보편적 통화’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기초부터 첨단기술까지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AI 패권전쟁, 핵융합으로 승부날 것"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에너지 정책을 이끈 댄 브루예트 전 에너지부(DOE) 장관은 25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 군사안보 동맹을 에너지 안보와 디지털 패권 전쟁을 위한 ‘에너지 동맹’으로 진화시키자는 제안이다. 브루예트 전 장관은 ‘AI 시대의 한·미 에너지 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은 공동 번영을 위해서라도 탄소중립, 데이터 시대의 핵심인 에너지 분야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데이터 시대 더 중요해진 에너지

브루예트 전 장관은 AI 시대 에너지의 가치에 대해 “석유를 배럴이 아니라 비트로 표시해야 할 정도”라고 표현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을 위해선 대량의 에너지 투입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에너지 분야 기술 발전과 관련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위주였던 연구가 에너지 알고리즘과 신경망 위주로 옮겨 가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최적의 전력 배분과 전력망 제어를 맡고, 제조업에서 탄소 배출량과 상품 탄소발자국이 실시간 계측되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브루예트 전 장관은 AI 시대에 역설적으로 화석연료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석유 공급망이 일시적으로 위협받은 중동 상황에서 ‘에너지는 무기’라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 시스템이야말로 경제적 도구를 넘어선 전략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지경학적 관점에서 한·미 간 ‘LNG(액화천연가스) 협력’을 강조했다.

◇전력 수요 폭증 핵융합으로 풀어야

브루예트 전 장관의 이날 제언은 AI 혁명이 에너지 전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갈파한 것이다. 브루예트 전 장관은 “2030년까지 실리콘밸리에 엑사바이트(EB·1EB=100만TB)급 데이터센터가 수십 개 들어서면 수백 기가와트(GW)의 전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전력 조달 방안과 회복력 있는 전력망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점에서 한국은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뛰어난 그리드(전력망)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그는 한·미 에너지 협력을 언급하면서 “세계 LNG 운반선의 70% 이상을 공급하고, 원자력 역량에 더해 수소에너지를 개발 중인 한국은 동맹국의 에너지 안보 확대에도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는 핵융합 기술을 언급했다. 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개발에 대해 “한국 연구진이 1억도 이상 플라스마를 30초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적 모범 사례가 됐고, 10년 안에 가시적인 시연이 이뤄진다면 훌륭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재생에너지를 주전원으로, 원전을 보조전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맞는지를 묻는 청중 질문에 브루예트 전 장관은 “재생에너지를 주전원으로 사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미 에너지 동맹의 목적은 중국과의 ‘AI 레이스’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모든 에너지원을 사용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핵융합

가벼운 원자핵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태양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무거운 원자핵을 쪼개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자력과 정반대다.

이해성/김대훈/강경주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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