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면 이제 조정석이 떠오를 지경이다. '엑시트'(2019), '파일럿'(2024)에 이어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족 코미디 '좀비딸'을 통해서다.
30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좀비딸' 제작보고회에서 조정석은 7월 말에 작품을 선보이는 데 대해 "제게 운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여름 개봉이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엑시트', '파일럿' 모두 좋은 작품이었고, 이번엔 '좀비딸'로 인사드리게 됐다. 이번 여름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MC 박경림이 "기운이 오고 있다"고 하자 조정석은 "그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좀비딸'은 세상에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나선 딸바보 아빠의 고군분투를 그린 코믹 드라마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5억 회를 기록한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며, '좀비를 길들인다'는 발칙한 상상력에 코미디, 가족애를 버무린 작품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조정석은 세상에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정환' 역을 맡아 애틋한 부성애와 자신만의 코믹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필감성 감독은 "조정석의 팬이었다. 시나리오를 조정석 배우를 생각하며 썼다. 웃기면서도 가슴을 찌르는 장면을 호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조정석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배우들 모두 한 번에 출연 결정을 해주셔서 날아갈 듯 기뻤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이거 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웹툰 원작을 보지 못하고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감정을 추스르기도 어려웠다.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정은은 은봉리의 핵인싸 할머니 밤순 역을 맡아 '인싸' 할머니 캐릭터로 분한다. 이정은은 "'운수오진 날'에서 함께했을 때 필감성 감독의 코미디 감각이 뛰어날 거라 생각했다"며 "온 가족이 극장을 찾을 수 있는 영화를 찾던 중에 이 작품이 딱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때부터 70대 역할도 많이 했다. 무대에서 다져진 부분이 영화에서 쓰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감독님과 만화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표정까지 고민하며 분장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기생충'에 이어 '좀비딸'에서 호흡을 맞춘 조여정은 이정은의 '밤순' 캐릭터에 대해 "원작보다 사랑스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조여정은 국가공인 좀비 헌터 '연화'로 등장한다. 그는 "'기생충'에서 은근히 둘이 같이한 신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 함께 연기해보니 또 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따뜻한 이야기를 늘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배우들을 보고 대사 한 마디여도 하겠다는 생각으로 대본을 받았다. 읽어보니 분량이 생각보다 많았다. 함께하는 게 좋아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올초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에서 감초로 활약한 '정환'의 오랜 베프 '동배'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더한다.
윤경호는 "감독에게 처음부터 진지하게 임하고 싶다고 했다.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아니라 상황이 주는 재미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하며 "연기하면서 자꾸 뭘 하려고 해서 감독님이 자제시켜 주셨다. 이번엔 자제하는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조정석은 "윤경호 씨는 아무것도 안 하고 서 있기만 해도 웃기다. 현장에서 웃겨 죽을 뻔했다"고 말했고, 이정은은 "그림체가 웃긴다"고 거들었다.
윤경호는 "멀리서 보면 후덕하지만 클로즈업하면 비열해 보인다고들 한다. 이번에는 편안하고 믿을 수 있는 동네 오빠, 삼촌 같은 캐릭터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계+인'에서 김태리 아역으로 활약한 최유리는 이번엔 '좀비딸'에서 조정석의 딸 '수아' 역을 맡았다. 그는 "오래전부터 애정을 갖고 있던 작품인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최유리는 "K팝을 좋아하는 평범한 10대 소녀였던 수아가 어느 날 좀비로 변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몸을 잘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좀비 특유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강아지와 고양이의 동작을 참고하며 안무 선생님과 함께 훈련했다"고 말했다.
분장에 대해선 "분장할 때 잠시 잠들었는데, 분장 끝나고 거울을 보니 다른 사람이 있었다. 정말 놀라웠다"며 소감을 전했다. 조정석은 "2시간 넘는 분장을 견디며 꿋꿋하게 촬영을 소화한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극찬했다.
필감성 감독은 "기존의 좀비물과는 달리 무채색이 아닌 파스텔톤의 좀비 캐릭터를 구현하고 싶었다"며 "좀비를 반려동물처럼 느껴지도록 감정과 움직임을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서도 많은 귀여움을 받았던 고양이 캐릭터 '애용이'도 실사로 나온다. 전국에서 '애용이' 닮은 고양이들을 찾는 오디션을 통해 금동이가 발탁됐다.
필 감독은 "애용이는 '좀비딸'의 정체성과 같은 캐릭터다. 일부 장면은 CG의 도움을 받았지만, 금동이는 현장에서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 저는 고양이의 보은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조정석은 "재미와 감동을 사로잡은 영화다. 이 말보다 '좀비딸'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있을까"라고 자신감을 보였고, 이정은은 "한 작품을 함께 보며 감동받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집에서 리모콘을 누르며 보는 것도 좋지만 극장에서 와서 함께 공생하는 이야기를 관람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극장에 와서 보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실 영화"라고 전했고, 윤경호는 "못다 한 이야기는 영화관에서 팝콘과 함께 즐겨달라. 저도 아이들 손잡고 보러 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최유리는 "정성을 다해 만든 영화다. 정말 재밌고 모두가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필감성 감독은 "좀비물이지만 좀비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도 웃고 울 수 있는 가족 코미디다. 독창적인 소재, 독보적인 캐릭터, 유쾌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담았다"며 관람을 독려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