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2년 차 ‘무명’ 신다인(24·사진)이 48번째 출전 대회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신다인은 31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KG레이디스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유현조 한빛나와의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우승을 이뤄냈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2차 연장전에서 5.5m 버디퍼트를 떨어뜨린 신다인은 파에 그친 유현조를 꺾고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2016년 국가대표, 2017년 상비군을 지낸 신다인은 지난 시즌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데뷔 후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KLPGA챔피언십과 7월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 정규투어에선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이번 대회에선 달랐다. 첫날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신다인은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저력을 보이며 깜짝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생애 첫 챔피언조로 나선 3라운드에선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연장전에서 두 차례 버디를 잡아 48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의 꿈을 이뤘다.
이번 우승으로 KLPGA투어 2년 시드를 받아 당분간 시드 걱정이 사라진 신다인은 “마흔 살까지 꾸준하게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신다인은 1차 연장전에서 승부를 끝낼 수도 있었다.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카트 도로를 맞고 그린 방향으로 계속 굴러가는 행운으로 이글 찬스를 잡았기 때문이다. 티샷 비거리가 408m나 찍혔다. 그러나 2m 이글퍼트가 야속하게도 홀을 비켜갔고 유현조가 긴 버디퍼트를 떨어뜨려 승부는 2차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신다인은 “카트 도로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이글을 놓치는 바람에 아쉬웠는데, 2차 연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하늘이 내려준 우승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용인=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