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노장 김재호 "데뷔 18년만의 우승 도전, 최대한 머리 비우고 치겠다"

43세 노장 김재호가 데뷔 18년 만에 첫 승 기회를 잡았다.

김재호는 28일 경기도 광주 강남300CC(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며 7언더파 63타를 쳤다.

경기를 마친 뒤 김재호는 "오늘은 뭘 해도 되는 날"이라며 "요즘 티샷이 왼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서 오른쪽으로 조금 오조준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10번 홀에서 시작한 김재호는 마지막 9번 홀(파5)에서 4ｍ 이글 퍼트를 짧게 쳐 버디에 그친 게 이날 유일한 아쉬움이었을 정도다.

2008년 데뷔한 김재호는 앞서 204개 대회를 치렀다. 2012년 두차례 준우승, 2019년 시즌 개막전 BD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생각을 많이 할수록 겁만 많아지더라.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재호는 1년 병가를 가졌다. 시즌 개막을 보름여 앞뒀던 3월, 집 계단에서 넘어져 팔꿈치가 골절되면서다. 그는 "넘어진 김에 쉬어 가자는 심정으로 푹 쉬었다"며 "팔꿈치 치료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쌓인 자잘한 부상도 싹 고치는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KPGA투어 대회가 열린 강남300CC 코스와 궁합도 잘 맞는 편이다. 그는 "내 샷이 왼쪽으로 가는 편인데 이 코스는 왼쪽이 막혀 있어 편한 느낌이고 그린 경사도 내 눈에 잘 들어온다"며 "현명하게 코스 공략을 잘해야겠다. 내일도 오늘같이 치면 좋겠다"고 밝혔다.

통산 12승을 올리고 통산 상금 1위를 달리는 박상현과 2차례 우승한 이정환, 그리고 지난 4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던 캐나다 교포 이태훈이 6언더파 64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광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