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욕심을 냈나봐요.”(웃음)
31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 레이디스 오픈 최종 4라운드. 이윤서(18·서문여고3)는 이날 더블보기 2개 등 6타를 잃었음에도 환하게 웃으면서 스코어 접수처로 들어왔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이윤서에겐 KLPGA투어 대회 출전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2023년 9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정규투어를 처음 경험했고, 지난해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첫 커트 통과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가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여섯 번째 정규투어 대회다.
171㎝의 장신인 이윤서는 아마추어임에도 드라이버 비거리가 최대 275m(300야드)나 된다. 아마추어 중 유일하게 본선 무대를 밟은 이윤서는 이날 온 힘을 샷을 했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 날이라 공격적으로 치려다 보니 드라이버를 안 잡던 홀에서도 드라이버를 잡았다”며 “드라이버가 러프로 향할 때가 많았는데, 긴 러프에서 퍼덕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웃었다.
이윤서는 이번 대회를 공동 64위(최종 합계 3오버파 219타)로 마쳤다. 유일한 아마추어 본선 진출자로 ‘베스트 아마상’을 수상한 이윤서는 “오늘 너무 못 쳐서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오랜만에 정규투어 대회에 나와 언니들과 쳐보니 확실히 배울 점이 많았고, 나중에 프로 선수로 출전했을 땐 욕심을 조금 줄이고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날 이윤서는 이세희, 이동은과 한 조에서 경기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점이 ‘코스 공략’이라고 했다. 그는 “세희 언니와 동은 언니 모두 장타자인데 상황에 따라 잘라가는 공략을 했다”며 “저는 러프에서 볼을 치는 경험이 부족해서 공이 줄줄 샜는데 런이 없는 샷을 잘 구사하는 언니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윤서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이후 약 9개월 만에 정규투어 대회에 나섰다. 그는 “떨린다기보단 너무 재밌다”며 “아마추어 대회보다 갤러리도 많고 또 팬이 많은 언니들과 경기해서 재밌었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 프로턴을 한다는 이윤서는 내년 KLPGA투어 데뷔가 목표다. 당장 1일 열리는 점프투어 13차전에 출전해 세미프로 자격을 획득한다는 각오다. 이윤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단계를 거쳐 내년엔 KLPGA투어에 데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장타뿐만 아니라 다양한 트러블샷, 기술샷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용인=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