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림은 전 국토의 63%를 차지한다. 더욱이 개인 산주가 소유한 사유림은 전체 산림의 66%나 되고, 산주는 220만 명이다. 규모로만 봐도 산림 관리에서 산주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주들의 산림 경영 참여율은 23%에 불과하다.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임업 선진국들은 60% 이상의 산주들이 산림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높은 참여율은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산주의 산림 경영 참여가 중요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산주의 소득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농작물을 심고 가꾸지 않으면 풀에 둘러싸여 죽는 것처럼 나무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잘 자라고 소득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3ha 미만의 소규모 산주가 86%나 되고, 산림이 있는 지역에 살지 않는 부재 산주도 56%나 된다. 소규모 산지를 소유한 산주의 산림 경영 참여를 늘리고 규모화된 산림 경영을 촉진하면 산림을 더욱 가치 있는 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
둘째, 산주의 산림 경영이 활발해지면 산촌에서의 목재와 먹거리인 임산물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산업이 늘어나 산촌 경제가 활성화된다. 이러한 임업의 활성화로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셋째, 산림 경영에 따른 목재와 먹거리 임산물의 생산과 소비는 기후 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길이다. 세계적으로 석유, 가스, 시멘트, 플라스틱 등의 사용을 줄이는 탈탄소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목재 건축,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 등을 통한 국산 목재의 이용은 가까운 미래에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다. 나무는 심고, 베고, 이용하고 다시 심어 재생산이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먹거리 임산물은 친환경적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건강에 좋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산림청에서는 산림 경영 활성화를 위해 목재와 먹거리 임산물 등을 활용한 소득 증대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국산 목재를 ‘한木’, 먹거리 임산물을 ‘숲푸드’로 하여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임업직불제, 산지연금 등 산림 경영 지원을 위한 제도를 도입했고, 사유림 소유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산지은행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산주가 원한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산주를 대신해 산림 경영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산주들에게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제공하고 산림 경영 성공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45년 만에 ‘산주대회’를 개최했다. 산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어떻게 가꿔야 할지 개인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했다. 약 4000명이 참석해 산주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숲을 통한 소득 증대, 지역 소멸 방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산주의 산림 경영 참여를 독려하며 계속 노력할 것이다. 산주의 산림 경영 참여는 임업인과 국민, 도시민과 산촌 주민, 현재와 미래 세대, 인간과 자연 모두가 누리는 숲을 만들어 나가는 대들보가 될 것이다.임상섭 산림청장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