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호 100대 사건]〈15〉한국형 PC 운용체계 'K-DoS'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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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컴퓨터연구조합과 금성소프트웨어가 공동 개최한 'K-DOS 5.0 제품 발표회'. 전자신문DB한국컴퓨터연구조합과 금성소프트웨어가 공동 개최한 'K-DOS 5.0 제품 발표회'. 전자신문DB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개인용컴퓨터(PC) 운용체계(OS)에 대항하기 위한 국산 OS 개발 노력도 국내 정보기술(IT)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장면이다. 최근 들어 '소버린 인공지능'(자국산 AI)을 강조하듯 40년 전에도 자주 기술 확보에 열을 올렸다.

K-DOS 개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987년 이후 세 차례 무산 위기를 겪은 후 1988년 과학기술처 '특정연구과제'로 선정되면서 본격화했다. 한국컴퓨터연구조합이 주관하고, 금성소프트웨어 등 4개 기업과 기관이 프로젝트를 맡아 2년간 개발 작업 끝에 1990년 11월 과학기술처에 '한국형 PC OS 개발' 2차 연도 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용자에겐 '한글화'를 제공하고, 산업적으론 자체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산·학 전문가 20여명이 의기투합한 결과다.

K-DOS는 데이터와 메시지를 한글화하고 명령어까지 한글 처리가 가능했다. DOS 명령어를 몰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다. 또 MS-DOS로 만들어진 파일을 그대로 쓸 수 있었으며, MS-DOS와 호환성, 처리속도 등 기술적 성과도 거뒀다. 영어 명령도 가능해 모든 IBM 호환 기종에서 작동했다.

남은 과제는 PC업체의 선택이었다. PC에 탑재해야 하는 OS 특성상, PC업체의 손에 K-DOS 운명이 달려있었다. 그러나 PC업체는 MS와 라이선스 계약방식으로 체결하기에, OS를 대량으로 구매해 개당 가격을 낮추는 게 유리했다. MS 물량을 줄이는 것 자체가 손해라 K-DOS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웠다. 또 K-DOS의 낮은 인지도와 소비자의 높은 외산 선호도라는 허들도 넘지 못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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