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프랑스오픈, 2007년생 미라 안드레예바(러시아)가 여자 단식 3회전까지 출전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노바크 조코비치가 그랜드슬램 23승을 달성했으니, 나는 25승까지 해내고 싶다." 당돌한 포부를 밝힌 16살 소녀는 곧이어 출전한 메이저대회 윔블던에서도 4회전까지 올라가며 테니스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3년 만에 안드레예바(랭킹 8위)는 여자 테니스의 신성으로 화려하게 등극했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야 흐발린스카(114위·폴란드)에 2-0(6-3 6-2)으로 압승을 거두며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나이 19살, 1992년 18세로 프랑스오픈 3연패를 달성한 모니카 셀레스(미국) 이후 이 대회 최연소 여자 챔피언 기록을 세우며 우승 상금 280만 유로(약 50억3000만원)를 품에 안았다.
◆샤라포바 보며 꿈 키워
시베리아에서 태어난 안드레예바는 러시아 출신의 테니스 '여제' 마리아 샤라포바를 보며 테니스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안드레예바는 샤라포바에 이어 두번째 러시아인 프랑스오픈 챔피언이 됐다. 그는 "7살때 샤라포바가 여기 롤랑가로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봤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올해 그녀가 여기에 와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승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혼자 생각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안드레예바는 일찌감치 '테니스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16세 이전에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킷 W60 대회에서 두 차례 이상 우승하며 뛰어난 재능을 증명했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고프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의 테니스 재능은 2024년 스승 콘치타 마르티네스(스페인)를 만난 뒤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다. 1994년 윔블던 챔피언 출신인 마르티네스는 안드레예바의 테니스에 페이스와 탄도를 다양하게 변주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전략을 전수했다. 덕분에 안드레예바는 올 시즌 35경기 승리를 거두며 여자테니스투어(WTA) 최다승 기록을 갖고 프랑스오픈에 출전했다. 마르티네스는 "안드레에바는 무언가 바꾸고자 하면 적극적으로 조언을 받아들이고 힘든 노력을 기꺼이 해낸다. 그는 타고난 천재"라고 극찬했다.
한때 논란이 됐던 태도와 멘털도 한층 성숙해졌다. 안드레예바는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라켓을 던지거나 분노하며 공을 쳐내는가 하면 라켓으로 자신을 때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앤디 머리(영국)의 멘털 코치였던 알렉시스 카스토루와 팀을 이룬 뒤 이번 대회에서 단단한 멘털을 지켰다. 안드레예바는 "예전에는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 세상이 끝난 것 같았는데 이제는 '다시 찾아오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미소지었다.
◆흐발린스카, 준우승에도 '인생역전'
이날 경기에서 안드레예바는 흐발린스카와 맞붙었다. 2021년 US오픈 우승자 에마 라두카누(영국)에 이어 역대 두번째 예선 통과자로 '프랑스 오픈의 신데렐라'로 불린 선수다. 1세트 초반에는 두 선수가 4게임 연속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안드레예바는 1세트 후반부터 파워와 샷 정확도를 앞세워 흐발린스카를 몰아붙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내내 강력한 파워로 공을 빈 곳으로 꽂아넣으며 흐발린스카의 체력과 집중력을 흔들었다. 코트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백핸드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올린 안드레예바는 그대로 코트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감격했고 마르티네스 코치에게 달려가 뜨겁게 포옹했다.
이번 대회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흐발린스카는 우승은 놓쳤지만 예선 통과로 출전권을 따내 준결승까지 오르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는 우울증으로 투어 활동을 쉬는 바람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2주차에 출전할 경우 숙박비를 걱정했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140만유로(약 25억1570만원)를 품에 안았다. 이 대회 전까지 흐발린스카의 통산 상금은 86만 4030달러(약 13억4762만원)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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