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FM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에서 10언더파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진희는 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10언더파 62타는 임진희의 프로 데뷔 이후 라이프베스트 스코어이자 이 대회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이날 임진희는 5언더파 37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1번홀부터 내리 3개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한 그는 4,5번홀에서 파를 잡으며 잡시 숨고르기 한 뒤 6, 7, 9번홀에서 또다시 버디 사냥을 했다.
후반에도 10번홀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린 그는 '꿈의 타수'라 불리는 59타까지 밀어붙일 수 있겠다는 기대를 모았다. 17번홀까지 파 행진을 하면서 아쉽게 59타는 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을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10언더파를 기록했다. 이날 맹타 덕분에 임진희는 3라운드보다 순위를 32계단이나 끌어올려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뒤 임진희는 상기된 표정으로 "정말 기분좋다. 매일 이렇게 쳤으면 좋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경기 전에 늘 캐디가 '오늘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데 오늘은 제가 역으로 캐디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진희가 매 홀 집중해서 치는 것'이라고 말하더라"며 "좀 의외인 답이었느데 그게 정답인거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경기 중에는 너무 잘쳐져서 긴장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승은 올해 투어 신인 미란다 왕(중국)이 차지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87위인 왕은 세계 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공동 선두를 달리며 우승 경쟁을 벌이다가 17번 홀(파4) 버디로 20언더파를 채우고 티띠꾼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의 성적을 낸 왕은 우승 상금 61만5000달러(약 8억5000만원)를 받았다.
왕은 3월 블루베이 LPGA 공동 8위, 6월 2인 1조 대회인 다우 챔피언십 공동 3위 등 올해 두 번 '톱10'에 들었다. 왕이 우승하면서 올해 LPGA 투어에서 23개 대회가 끝날 때까지 2승 선수는 여전히 나오지 않게 됐다.
역전승을 노렸던 김세영은 이날 빨간바지를 입고 최종라운드에 나섰으나 2타를 줄이는데 그쳐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래도 올 시즌 세번째 3위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