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도 길다" 2040 여성들 홀린 '1분'…새벽에 몰렸다

2 hours ago 1

1~2분짜리 마이크로드라마 '인기'
20~40대 여성들 중심으로 시청↑
"시청자 평균 35세…70%는 여성"
새벽 시간대 '고자극·차도남' 찾아
미국·중남미·동남아서도 화제몰이

릴숏을 통해 공개된 숏폼 드라마 '자만추 클럽 하우스'. 사진=릴숏 자만추 클럽 하우스 영상 갈무리

릴숏을 통해 공개된 숏폼 드라마 '자만추 클럽 하우스'. 사진=릴숏 자만추 클럽 하우스 영상 갈무리

"유튜브로 '몰아보기' 영상들 위주로 보다가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보게 된 '숏드'를 보고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최근 숏폼 드라마에 푹 빠졌다는 한 3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유튜브) 몰아보기도 30분이면 길다고 느꼈었는데 이젠 10분짜리 숏드도 긴 느낌"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1~2분 분량에 불과한 '마이크로드라마'가 2040세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분짜리 기존 웹드라마보다도 호흡이 짧고 전개가 빠른 데다 뻔하지만 자극적 소재를 다뤄 인기가 높다. 최근엔 20~40대 여성뿐 아니라 남성 시청자들도 적지 않게 유입되는 추세다.

마이크로드라마의 인기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에선 마이크로드라마 시청시간이 넷플릭스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넘어섰다. 중남미·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관련 앱 사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숏폼 콘텐츠 플랫폼에서 마이크로드라마가 상위권을 휩쓰는 중이다.

숏드 대신 '마이크로드라마'…2040女 푹 빠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드라마가 20~40대 여성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콘텐츠 업계 판을 흔들고 있다. 스푼랩스가 운영하는 국내 숏드라마 플랫폼 비글루에선 이날 기준 상위 랭킹 5개 작품 중 4개가 1~2분 분량의 마이크로드라마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숏폼 드라마의 핵심 시청자층은 35세 이상 여성이다. 지난해 전 세계 비글루 사용자 중 과반이 3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비글루 관계자는 "저희뿐 아니라 경쟁사도 시청자 평균 연령은 35세 수준으로 파악되고 미국 등 주요 권역에서 여성 유저 70%, 25세 이하는 20%로 나타나 30대 이상 여성을 주요 시청층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25~45세 여성이 마이크로드라마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이 기간 비글루 내 숏폼 드라마 시청시간은 총 500만시간. 200만시간은 국내에서 발생했는데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사이에 사용자가 가장 많이 몰렸다.

사진=비글루 모바일 앱 인기 숏드라마 캡처

사진=비글루 모바일 앱 인기 숏드라마 캡처

'고자극·차도남' 키워드 인기…중남미·동남아도 들썩

마이크로드라마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탐색하는 사용자들을 시청자로 끌어들인다. '막장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 구도와 상황 설정이 1~2분 만에 시청자들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제 한국·일본에선 △고자극 △차도남 △키스 △청춘물 △막장, 미국에선 △고자극 △로맨틱한 △재벌 △운명 △순정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마이크로드라마 주요 시장으로는 중국과 미국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크로드라마 연간 매출은 지난해 110억달러로 파악됐다. 올해는 14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매출 30억달러 가운데 절반인 15억달러는 미국에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드라마는 중남미·동남아에서도 인기가 높다. 센서타워 조사를 보면 지난해 1분기 마이크로드라마를 포함한 숏폼 드라마 애플리케이션(앱) 전체 다운로드 건수 가운데 27%가 중남미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운로드 건수는 1억건에 육박했는데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9% 늘어난 셈이다. 동남아는 전체 다운로드 비중 24%를 차지했다. 이 기간 다운로드 건수는 61% 늘어난 8700만건을 기록했다.

다운로드 비중만 지역별로 볼 경우 중국이 12%로 동남아 뒤를 이었고 인도 11%, 미국 8%, 유럽 7%, 기타 12%로 나타났다.

마이크로드라마 시청시간, 넷플릭스 등 OTT 추월

대표적인 마이크로드라마 유통 플랫폼 릴숏·드라마박스의 인앱구매 수익은 같은 기간 각각 31%, 29%씩 증가했다. 옴디아가 센서타워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지난해 4분기 릴숏 모바일 시청시간은 미국 기준 사용자당 하루 평균 35.7분으로 넷플릭스(24.8분), 아마존프라임비디오(26.9분), 디즈니플러스(23분)를 넘어섰다.

물론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넷플릭스가 앞선다. 넷플릭스의 미국 MAU는 약 1200만명. 110만명인 릴숏보다 10배 더 많다. 하지만 시선을 끌어 몰입을 유도하는 마이크로드라마 강점이 시청시간을 늘리면서 체류시간이 먼저 역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릴숏·드라마박스 등의 플랫폼은 한국어 서비스를 열어 국내에서도 마이크로드라마를 유통해 왔다. 최혁재 스푼랩스 대표는 "지난해는 숏드라마가 일상 속 새로운 몰입 콘텐츠로 자리를 잡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통신업계 입장에선 마이크로드라마가 새로운 가입자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로드라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설계해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어서다.

마리아 루아 아구에테 옴디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 책임자는 "눈에 띄는 것은 매출 증가뿐 아니라 사용 강도"라며 "모바일에서 마이크로드라마 앱은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보다 더 많은 일일 시청시간을 생성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로선 규모보다 '주의력'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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