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당시 수사가 정치 검찰의 표적 수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총장이 학생을 지키지 못한 엄연한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정경심 교수) 1심 판결 후 국민의힘에서 거세게 공격하고 교육부가 공문을 보내 입학 취소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면서 “사실심의 최종심인 항소심 판결이 난 이후에야 입학 취소 예정 처분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후에야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차 후보의 난데없는 사과 회견은 같은 진보 진영의 경쟁 후보와 단일화가 무산된 후 진보층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차 후보가 출마하자 진보 진영에서는 ‘당시 총장이 직권으로 조민 씨 입학 취소를 막을 수 있지 않았나’라는 말이 나왔다. 차 후보는 이에 대해 “부산대 입학 요강에는 허위 서류를 제출하면 불합격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었고, 허위 여부는 법원 판결로 결정되기 때문에 총장에게 재량권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민 씨의 허위 서류가 합격에 영향이 없었음을 공개한 사실을 언급하며 “학생의 억울한 점을 밝히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조민 씨 입시 비리 사건은 입시제도의 신뢰 기반을 흔들어놓은 사건이다. 조 씨가 입시에 활용한 ‘7대 스펙’은 대법원에서 모두 허위로 판명됐다. 이 일로 조 씨의 부모가 모두 실형을 살았거나 살고 있다. 차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민변 변호사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법조인이자 교육자 출신이 부산 초중고교 교육을 책임지겠다며 나선 자리에서 부정입학생을 억울한 정치적 피해자인 양 감싸다니 자격 미달 아닌가.▷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 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치열한 진영 대결로 치러진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금까지 등록한 예비후보만 6명이다. 후보가 난립할수록 진영 내 후보 단일화가 승리에 결정적이다 보니 공약 경쟁은커녕 엉뚱한 사람에게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2022년 당선된 시도교육감 17명 중 서울(조희연)과 부산 교육감 2명이 대법원 판결로 불명예 퇴진했고 3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여러모로 교육적이지 않은 교육감 선거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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