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했던 20대에 주식 투자에 처음 도전했었다. 겁 없이 시작한 투자는 작은 성공을 거쳐 큰 실패로 이어졌다. 다시 시작할 때는 경제신문 읽기, 재무제표 분석, 가치투자 강의, 차트 공부 등에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주식은 여전히 쉽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경제, 금융에 대한 관심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정치인이 되고 나서는 투자가 제한되는 개별종목 투자보다 펀드, ETF 등에 투자하고,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통해서도 펀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정치인의 주식, 펀드 투자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거나, 주식 투자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행위라거나, 고액자산가나 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는 1400만 명이나 되고, 각종 연금을 통한 간접투자까지 고려하면 주식은 특정 부유층만이 투자하는 수단이 아닌 지 오래다. 평범한 직장인, 자영업자, 소상공인도 유망한 산업과 기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좋은 종목에 투자한 후 그 기업과 본인의 주식 계좌가 함께 성장하기를 꿈꾼다.
이번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고 자본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겠다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있다. 쉽지 않은 목표이기에 상법을 개정한다고, 세제를 바꾼다고, AI와 에너지산업을 육성한다고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미 국민은 주가지수 5000을 기대하며 경제 정책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공약과 국정과제가 있고,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쌓여 있지만 지금은 주가지수 5000 달성에 집중할 때다. 단순히 수치를 달성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우리의 투자문화를 바꾸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법안과 예산을 검토할 때에도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도록 하고, 회사가 배당을 더 많이 하고 주주들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게 유도하며, 전문 경영진의 실적 평가에 주가가 중요하게 고려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상속세를 적게 내기 위해 대주주가 주가를 누를 필요가 없게 해야 한다. 그 외에도 할 일은 많고, 세부적으로 챙겨야 할 사항은 더 많다.
주식시장은 금리, 환율, 물가, 실업률, 통화정책, 관세 협상 등 거시경제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은 심리적 요인이 크고, 정치와 정책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정치가 주가지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공약과 국정과제로 선정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
정책은 간단한 산식이 아니라 고차 방정식이라고 한다. 여러 요소를 살피고 상관관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멘텀을 잃지 않고 고차 방정식을 잘 풀어내 우리 시민과 나라의 경제를 위해 주식 투자를 권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