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 떠올리며 ‘뜨끔’하는 드라마 속 대사가 있다. ‘미생’에 나오는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는 대사다. 체력에 자신이 없는 편은 아니다. 원체 타고나기를 튼튼한 체질이고, 간혹 주변의 걱정(?)과 관심을 받는 먹성 덕분에 선거운동처럼 소위 ‘고난의 행군’ 같은 기간도 잘 버텨내는 편이다.
하지만 타고난 체력도 언젠가는 소진되기 마련이다. 잔병치레가 드문 체력만 믿고 건강관리에 소홀하다가 나중에 부모님이 주신 이 선물이 고갈될까 두렵다. 어르신들도 왕왕 말씀하시지 않는가. “콜록거리는 사람이 오래 살고, 평생 아프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확 간다”고.
필자가 잘하지 못하는 것은 건강관리다. 불혹에 가까워지면서 필자도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한 움큼씩 쥐어보기도 하지만, “운동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여전히 머릿속에 숙제처럼 남아 있다. 전문 운동인을 제외하고 필자가 지근거리에서 관찰한 사람 중 가장 건강관리에 ‘진심’인 사람은 한 동료 국회의원이다. 원래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전날 몇 시간을 잤든지 반드시 출장지에서도 새벽에 운동한다는 말을 듣고 존경을 넘어 신기함까지 느꼈다.
당연하게도 국민 건강 수준은 건강보험으로 이어지는 보건 재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우리 국민의 일상 속 건강관리가 더욱 일상화된다면 국민의 무(無)질병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행복도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다. 최근에야 우리나라에서도 주말에 ‘러닝크루’가 도심 곳곳을 활보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아직은 일상에서의 운동 습관은 해외 선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동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우리네의 일상과 현실이 너무 박하고 독하고 피로하기 때문이다. 고된 하루를 겨우 마무리하고 집에 온 직장인에게는 소파나 침대 위 찰나의 휴식이 지극히 달콤하고 귀한 법이다.
그렇기에 거시적 측면에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적 지원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필자가 속한 개혁신당은 의료전문가인 이주영 국회의원이 대표로 ‘비만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 제정법을 발의했다. 생애 전반에 걸쳐 나타나며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비만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자는 취지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필자 스스로도 ‘과연 나는 비만의 위험에서 자유로운가’를 곱씹지 않을 수 없다. 아직까지는 너무 덥지 않으니, 주말 자투리 시간을 짜내 어린 아들과 함께 운동의 기쁨을 누려보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번 결심은 대중 앞에 활자로 남기는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키고야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