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NC AI가 꿈꾸는 차세대 AI 기술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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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흐름이 LLM에서 피지컬 AI로 빠르게 이동했다 / 출처=피규어AIAI 기술 흐름이 LLM에서 피지컬 AI로 빠르게 이동했다 / 출처=피규어AI

[IT동아 강형석 기자] 소버린 AI는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을 활용해 외부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AI를 개발·운영하는 역량을 뜻한다. AI 모델을 자체 개발하는 것 외에 데이터 주권, 인프라 주권, 거버넌스 주권까지 확보해야 한다.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민감한 데이터를 자국 내에서 통제하며,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AI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양상이 급격히 바뀌었다. 불과 1년~2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의 이목은 챗GPT로 대표되는 대형언어모델(LLM)에 쏠려 있었다. 누가 더 말을 잘하고, 번역을 매끄럽게 하며, 멋진 사진영상 결과물을 생성해 내느냐가 AI 기술력의 척도였다. 하지만 2026년, AI 기술은 모니터 밖 현실 세계로 이동했다. 스스로 공장을 돌리고, 로봇을 움직이며, 물리적 인프라를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다.

피지컬 AI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전력망, 제조업, 데이터 센터 인프라 등 국가 기반 운영체제의 경쟁력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자국의 핵심 산업을 보호하고 AI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소버린 AI(Sovereign AI)' 전쟁의 2막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거대한 변화 속에 대한민국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았다. LLM 분야에서는 미국 빅테크의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에 밀려 추격자의 입장에 머물렀지만, 피지컬 AI 영역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인프라와 로봇 밀도를 자랑하는 한국은 이 전쟁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데이터 안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구축한 AI 플랫폼은 편리하지만, 도입하면 해당 기업의 기술 체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만약 국제 정세가 급변하여 무역 분쟁이 발생하거나, 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해당 플랫폼의 서비스가 제한된다면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진다. 업데이트가 중단되거나 라이선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경우, 시장은 타격을 입는다.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로봇 데이터의 유출도 문제다. 기술 주권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NC AI가 피지컬 AI 기술 독립을 위해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 출처=NC AINC AI가 피지컬 AI 기술 독립을 위해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 출처=NC AI

NC AI는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연합)’을 제안한다. NC AI가 주도하는 이 컨소시엄의 목표는 외산 기술을 부분적으로 빌려 쓰는 게 아니라, 데이터(소프트웨어)ㆍ두뇌(반도체)ㆍ신체(하드웨어)ㆍ훈련(시뮬레이션) 환경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100% 자체 기술로 대체하는 '풀스택(Full-Stack) 독립'이다.

왜 게임 개발사인 NC(엔씨소프트)가 로봇 AI를 주도하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피지컬 AI의 난제인 '심투리얼(Sim2Real,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을 해결할 열쇠가 게임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NC는 오랜 시간 리니지, 아이온 등의 게임을 통해 수백만 명의 유저가 상호작용하는 가상 세계를 구축하고 운영해 온 노하우가 있다. 가상 공간에서 물리 법칙을 구현하고 AI를 학습시키는 방법에 특화된 사업을 이어왔다. 여기에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기업과 협업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NC AI의 판단이다.

NC AI의 바르코 3D / 출처=NC AINC AI의 바르코 3D / 출처=NC AI

예로 NC AI의 바르코와 3D 생성 기술은 텍스트나 이미지 입력만으로 고품질의 3D 자산을 생성해 낸다. 이 기술은 로봇이 학습할 가상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펑션베이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디지털 트윈 환경 구축에 나선다. 마찰력, 유연체의 휨, 중력 가속도 등이 정밀하게 계산된 환경으로 로봇은 이곳에서 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한다. 개발된 피지컬 AI는 삼성의 반도체 물류 라인, 롯데의 유통 현장, 포스코의 고위험 제철소, 인천공항 등에서 실증을 거치게 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와 실패 데이터는 다시 학습 데이터로 활용된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실험실 데이터만으로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라는 게 NC AI 측 설명이다.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는 외산 로봇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제어 모델(RFM)' 개발에 집중한다. 어떤 로봇이든 자체 개발한 AI로 제어하는 신경계를 완성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해외 빅테크 기업 생태계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2027년까지 전 세계 국가의 35%가 소버린 AI로 전환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AI 주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NC AI 주도 하에 구성된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는 AI 기술 변화의 중심에서 제조 데이터와 실증 역량을 무기로, 한국형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예정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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