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 해변에 박혀도 파세이브…역시 세계 1위 셰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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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가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스 난도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좋은 스코어를 내는 선수가 진짜 실력자라는 말이 있다. 이런 선수들에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다. 멘탈도 강하다. 어떤 위기 상황에 빠져도 침착하게 대처해 파 세이브로 마무리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2000만달러) 2라운드에서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왜 자신이 세계랭킹 1위인지를 보여줬다.

상황은 이랬다.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는 18번홀(파5)에서 셰플러의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져 절벽 아래 해변으로 떨어졌다. 해변으로 뛰어 내려간 셰플러는 한참을 걸어간 뒤 자갈 위에 놓인 공을 발견했다.

절벽으로 인해 홀 방향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었지만 셰플러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캐디와 대화를 나눈 뒤 공 주변에 있는 작은 돌멩이들을 제거했고, 웨지샷으로 공을 페어웨이로 꺼냈다. 이후 어프로치샷으로 온 그린, 투 퍼트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전형적인 셰플러의 순간이었다”며 “보기 드문 실수 뒤에도 네 차례나 완벽히 평정심을 잃지 않은 스트로크를 선보였다”고 극찬했다.

변경된 규칙을 잘 활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2019년 골프 규칙이 큰 폭으로 바뀌면서 벙커나 페널티 구역 내에 방해가 되는 돌과 나뭇가지 같은 자연장해물(루스 임페디먼트)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셰플러는 “돌멩이들을 치울 수 있었기 때문에 절벽 위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며 “과거처럼 제거할 수 없었다면 포기하고 티잉 구역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른손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던 셰플러는 이번 대회로 복귀전을 치렀다. 남다른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이날 포함 사흘 연속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 공동 10위(10언더파 206타)로 최종 4라운드에 나선다. 단독 선두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16언더파 200타)와는 6타 차이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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