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패스트볼 흔들리자 경쟁 팀 투수 그립으로 슬라이더 개발
팀 내 2선발의 책임감 "나부터 내 공 믿고 던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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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우완 선발 하영민이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을 마친 뒤 KIA 제임스 네일의 투구 모습을 보고 개발한 슬라이더 그립을 설명하고 있다. 2025.4.22. cy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오른손 선발 투수 하영민(29)은 최근 고민을 많이 했다. 주 무기 컷패스트볼이 말을 듣지 않아서다.
하영민은 직구와 컷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활용하는데, 최근 컷패스트볼의 움직임과 떨어지는 각도가 밋밋해지면서 고전했다.
그는 3월 29일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1실점, 이달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컷패스트볼이 흔들리기 시작한 10일 LG 트윈스전부터 난타당했다.
LG전에서 4이닝 6실점 했고,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4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롯데전을 마친 하영민은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연히 KIA 타이거즈 외국인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의 투구 그립을 봤다.
하영민은 2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를 마친 뒤 "네일이 던지는 스위퍼 그립을 보게 됐고, 이 그립으로 손목을 비틀어 던지니 각도가 괜찮은 슬라이더가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이 그립으로 잠깐 훈련했고, 오늘 경기에서 던졌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다"라며 "이 구종을 잘 써먹은 것이 오늘 호투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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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하영민은 이날 새롭게 던진 130㎞대 낙차 큰 슬라이더로 두산 타자들을 마음껏 요리했다.
새 구종에 직구, 포크볼, 커브 등을 가미하니 효과는 배가 됐다.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팀은 5-4로 승리했다.
하영민은 "최근 말을 듣지 않은 컷패스트볼은 잘 다듬어서 다시 장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영민이 새로운 구종을 단 하루 만에 장착해 실전에 활용한 이유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키움은 투타 동반 부진으로 최하위까지 밀렸다.
특히 마운드는 4, 5선발에 구멍이 나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제2선발 하영민은 "우리 팀은 선발 투수들이 분발하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나부터 내 공을 믿고 던지겠다. 젊은 투수들도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겨울 김혜성의 해외 진출로 타선의 공격력이 약화하자 외국인 타자 2명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래서 다른 팀들보다 외국인 투수가 한 명 부족하다.
키움은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1선발, 하영민이 2선발을 맡는다. 3선발은 프로 2년 차 김윤하가 책임지고 4, 5선발은 유동적으로 운용한다.
지난 시즌 키움에서 풀타임 선발로 뛴 투수는 하영민이 유일하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22일 22시29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