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생활비가 빠듯한 서민이 가장 큰 피해를 봅니다.”
최근 만난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 부자들은 대출이 막혀도 끄떡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전한 저신용자 상황은 이랬다.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자동차를 담보로 내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금융권을 통해 확인했더니 사실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대 캐피털사(현대·KB·하나·우리금융·JB우리캐피탈)의 차담보대출 잔액은 2조807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전년 대비 46% 늘었고 2023년과 비교하면 2.5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저축은행권 차담보대출(2조3000억원)을 합하면 은행 외 2금융권의 차담보대출 규모만 5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달 초 정부가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새로 적용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 대출(1조6072억원)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정부 규제로 주요 대출 통로가 막히자 ‘최후의 담보’로 꼽히는 차담보대출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대출 신청자들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차면 신용대출로 옮겨 간다. 하지만 지난해 ‘6·27 대책’으로 신용대출 한도마저 연 소득 이내로 묶이자, 차담보대출이 ‘우회 통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차담보대출은 소득 요건이 따로 없고 신용점수가 낮아도 대출이 쉽게 나와 저신용자들의 마지막 급전창구로 통한다.
규제 풍선효과 대상은 차담보대출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게 금융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캐피털사 임원은 “차담보대출로 급전을 충당하지 못한 사람들은 집에 있는 보석이나 골동품처럼 돈 되는 물건을 다 맡기거나 팔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저도 없는 서민들은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신규 대출액은 7955억원으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점이다. 지난 1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1.7%)보다 낮은 1.5%로 확정했다. 올해 신규 대출 공급은 지난해보다 9조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민들이 이용하는 상호금융권에선 대출 중단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서민들이 내몰릴 곳은 불법 사금융 시장일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일성이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획일적 규제의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출이 없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치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때다.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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