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컨트롤 타워' 부재에…조마조마한 K-방산 세일즈

1 week ago 5

[취재수첩] '컨트롤 타워' 부재에…조마조마한 K-방산 세일즈

“방산 수출은 원래 국방부 장관끼리 담판을 지어야 할 문제입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날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의 초청으로 한·폴란드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다. 한국 외교부 장관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하는 건 18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K방산 세일즈’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인 만큼 국방부 장관이 공석인 점이 아쉽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K방산의 수출 확대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정부 지원은 바로 국방부 장관을 조속히 임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2022년 442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방산 총괄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순차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선 이번 조 장관의 폴란드 방문을 통해 2022년 총괄계약 이후 아직 이행되지 않은 K-2 전차 180대 수출과 폴란드가 새로 추진 중인 신형 잠수함 사업 등에서 성과가 날지 주목하고 있다.

이 중 K-2 전차 180대 수출 이행계약은 당초 지난해 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영향으로 논의가 늦춰졌다. K-2 전차 2차 이행계약 논의가 가시화되면 K방산 수출에 큰 진척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방위사업 무기 수출 규모는 K-2 전차 수출 계약이 무산된 탓에 95억달러에 그쳤다. 당초 목표였던 200억달러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국내 방산업계는 유럽에서 새로운 기회도 맞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일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유로(약 1229조원)의 방위비 증액을 발표했다. 미국의 개입 없이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외교부는 이번 조 장관의 출장을 통해 K방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조현기 방사청 기반전략사업본부장도 조 장관의 폴란드 방문 일정에 모두 동행한다. 하지만 업계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외교부에 방산과 통상은 본연의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의 주요 업무도 국내에서의 전력화다. 현재처럼 국방부 장관 부재가 이어진다면 추후 K방산 수출 협상에서 불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 전문가는 “방산 세일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 교역국에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라며 “방산 수출의 컨트롤 타워인 국방부 장관의 복원은 필수”라고 말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