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빈손으로 끝난 국회 사회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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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빈손으로 끝난 국회 사회적 대화

“10개월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문도 내지 못했습니다. 노사 견해차를 확인한 건 수확이라고 보기 어렵죠.”

지난 30일 국회 ‘사회적 대화’ 결과 보고회에 참석한 경제단체 관계자가 한 말이다. 공식 합의문도, 서명식도 없이 ‘결과 보고서’만 내고 끝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실망이 담겨 있었다.

사회적 대화는 지난해 10월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로 출범한 노사 대화 기구다. 노동계에선 전국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경영계에선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가 참여했다. 정부는 없었지만 국회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국회 사회적 대화는 기존 노사정 협의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30년 가까이 불참해온 민주노총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민주노총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 직후인 1999년 대규모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경사노위(당시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이후 공식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는 사실상 반쪽짜리로 운영돼왔다. 노동계 절반이 빠진 경사노위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해온 이유다.

이번 국회 사회적 대화는 ‘특수고용·플랫폼노동·프리랜서에 대한 사회적 보호’ ‘인공지능(AI) 시대에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등 두 가지 의제를 논의했다. 노동계 의제인 특수고용 등에 대한 사회적 보호에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자는 방향으로 노사가 뜻을 모았다. 하지만 경영계 아젠다인 AI 시대 경쟁력 확보는 민주노총 반발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경영계가 제시한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키워드를 합의문에 담을 수 없다는 게 민주노총이 반대한 이유였다.

결국 사회적 대화는 법적 구속력도, 이행 강제 수단도 없는 ‘결과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민주노총 참여로 노사 대화가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산됐다.

타협이 필요한 노동 의제는 쌓여가고 있다. AI 시대에 노동 형태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사회안전망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별도 기구를 만들어 논의 중인 정년 연장도 노사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정년 연장 논의에 소극적인 민주노총은 국회 사회적 대화에서도 합의에 반대하며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제 관건은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복귀할 것인지다. 국회 사회적 대화가 소득 없이 끝난 이상 노동 의제를 논의할 곳은 현실적으로 경사노위밖에 남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는 노란봉투법을 시행하는 등 민주노총의 숙원을 풀어주고 있다. 민주노총이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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