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석재가 아직 안 왔다는 그 조형물인가요? 참전국에 대한 감사라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왜 이리 급하게 준공한 것인지는 이해가 안 되네요.”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감사의 정원’ 준공식이 막 끝난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207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감사의 정원은 6·25전쟁 참전 22개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지하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기억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장 직후부터 시민들 사이에선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이란 비판이 나왔고,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준공식 하루 전인 11일 기자단을 상대로 열린 감사의 정원 프레스투어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완공’이라는 단어를 거듭 사용했다. 하지만 감사의 정원 조형물의 핵심 콘텐츠인 기증 석재는 네덜란드 독일 인도 등 7개국만 설치됐다. 10개국은 아직 기증 의사조차 밝히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증을 협의 중인 나머지 5개국의 석재와 관련해서는 “연내 설치할 예정”이라며 “모듈형이어서 도착만 하면 언제든 밤을 새워서라도 즉시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현 상태로도 감사의 정원은 완성된 것이고, 의미를 더하기 위해 참전국에 석재 기증을 요청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행 감사의 정원은 완성된 모습으로 보기가 어렵다. 참전국을 상징하는 각 기둥은 안쪽에 국기와 작은 QR코드가 붙어 있는 금색 명패, 기증 석재, 설명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기증 석재가 없는 15개 기둥은 기증 석재 탑재부가 비어 있을뿐더러 설명 안내문도 없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준공식까지 열리자 정치 공방도 거세졌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준공식에 참석해 “자유대한민국과 국제 연대를 기억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졸속 선거용 사업”이라고 비판했고, 권영국 정의당 후보는 현장에서 조형물 설치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자유·평화의 가치를 기억하자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시민은 많지 않다. 조형물에 조명 연출이 더해져 광화문광장의 새로운 야간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서둘러 문을 연 감사의 정원은 지금 시민들에게 ‘감사의 공간’보다 ‘논란의 공간’으로 먼저 각인돼버렸다. 시작부터 공간의 상징성보다 정치적 프레임만 부각된 모양새가 아쉽다. 충분한 공론화와 절차적 완성도를 거쳤다면 논란보다 공감이 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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