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윤의 길을 걸으며] [29] 영혼을 위로하는 죽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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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면 대구 사는 할머니 집에 가서 한 달씩 놀다 오곤 했다. 내가 간다고 연락하면 할머니가 근방 사는 고모들한테 “야야, 닭죽 끓여라. 수윤이 온단다” 하셨단다. 어린애가 얼마나 맛있게 먹었으면 어른들이 나를 떠올릴 때마다 닭죽 생각을 했을까. 내가 온다는 소식에 닭을 사러 가는 어른들이 있다는 게 마음 한구석으로 늘 든든했다. 아,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서. 부드럽고 구수한 닭죽 한 숟갈은 입으로 들어와 영혼으로 퍼지는 뭉근한 위로였다. “아이, 맛있다, 더 주세요!” 내가 외치면, 옳지, 그렇게 나와야지, 표정을 짓는 어른들이 좋았다. 지금은 그때 그분들 절반쯤이 돌아가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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