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의 AI와 뉴비즈] 〈49〉숙련공의 머릿속에서 'AI 데이터 보물'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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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 KBIZ 서울중남부AI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인텔리빅스 대표 ·aSSIST 석학교수 “파산한 회사의 이메일과 업무 기록에 1000만달러(약 135억원)를 내겠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본질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벌어졌다. 구글이 파산 절차를 밟는 미국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의 내부 업무 데이터 인수에 1000만달러를 제시한 것이다. 인수 대상은 단순 고객 명단이 아니다. 직원들이 수년간 주고받은 이메일, 메신저 대화, 스프레드시트, 운영 기록 등이다. AI 데이터 기업 머코(Merq)가 750만달러를 제시하자 구글이 판돈을 키웠고, 또 다른 빅테크까지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기업들은 왜 문 닫은 회사의 기록에 거액을 베팅할까? 공개된 인터넷에 없는 기업의 '살아 있는 의사결정 기록'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제품 홍보 문구는 넘쳐나지만, 돌발 위기가 터졌을 때 직원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했는지, 어떤 시도가 실패했고 어떤 대응이 성공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AI가 인간처럼 일하려면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상황→관찰→판단→행동→결과'로 이어지는 인과관계의 사슬을 학습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 중소 제조기업들이 눈을 크게 떠야 한다. AI 학습에 필요한 '거대한 데이터 광맥'을 공장 안에서 캘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수십 년간 현장을 지켜온 숙련공의 머릿속에 든 '암묵지(暗默知·Tacit Knowledge)'가 회사의 핵심 '데이터 센터'에 해당한다. 암묵지란 매뉴얼로 표현하기 힘든 몸으로 체득한 경험 지식이다. 정비공은 모터 소음만 듣고 마모를 직감하며, 주조 장인은 쇳물 색깔로 온도를 가늠하고, 금형 기술자는 손끝 감각으로 미세 오차를 잡아낸다. 문제는 이 막대한 자산이 개인의 두뇌 속에만 갇혀 있다는 점이다. 뿌리산업 종사자 중 50대 이상 비중은 36%를 넘었지만 청년 인력은 10%에 불과하다. 숙련공의 은퇴는 곧 기업의 핵심 데이터센터가 통째로 소멸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암묵지를 데이터화한 기업들은 회사의 운명을 바꾸고 있다. #사례1= 암묵지의 자산화다. 400년 전통 철주물 '남부철기'를 만드는 일본 타야마스튜디오는 직원이 8명인 작은 기업이다. 장인의 감각에 의존해 신입 직공이 독립적으로 작업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회사는 베테랑이 쇳물을 보며 “지금 무엇을 보는가” “왜 온도를 낮추는가”를 정밀하게 인터뷰해 공학적 원리와 결합한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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