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8년 만에 올림픽 계주 정상을 탈환하며 세계 최강의 위상을 되찾았다. 대표팀은 베테랑 최민정의 노련함과 신예 김길리의 폭발력이 조화를 이뤄 밀라노의 빙판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최민정,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4초107), 캐나다(4분4초314)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 3000m 계주는 올림픽 채택 이후 10차례 중 7차례나 우승한 한국의 간판 종목이다. 직전 베이징 대회에선 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으나, 8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하며 종목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 전설이 된 정신적 지주
이날 우승은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이번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은 이날까지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쇼트트랙의 금빛 질주는 정신적 지주인 최민정의 ‘버티는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결승선 16바퀴를 남기고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넘어지면서 몸이 휘청이는 큰 위기를 겪었지만, 몸의 중심을 잘 잡아 버텨낸 뒤 다시 속도를 올려 추격을 이어갔다.
최민정은 결승선까지 5바퀴를 남긴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심석희가 힘껏 밀어주자 탄력을 받아 속도를 끌어올렸고 앞서 달리던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어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이탈리아의 베테랑 아리안나 폰타나마저 제치며 한국의 금빛 레이스를 완성했다.
전이경·진선유·박승희로 이어지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계보를 계승한 최민정은 2014년 고교 재학 시절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10년 넘게 세계 무대 정상을 수성해온 독보적인 존재다. 2018 평창 대회 당시의 고의 충돌 피해 의혹 등 개인적 악재와 경쟁국의 정밀 분석 속에서도 철저한 자기 관리와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최고의 자리를 지켜냈다.
이번 금메달로 최민정은 한국 스포츠사에 의미 있는 기록도 남겼다. 개인 통산 올림픽 6번째 메달을 수집하며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쇼트트랙 전설 전이경과 함께 동계올림픽 한국인 최다 금메달(4개) 보유자가 됐다.
◇ 방점 찍은 람보르길리의 질주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였다. 최민정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김길리는 ‘람보르길리’라는 별명답게 폭발적인 가속도로 인코스를 침착하게 지켜낸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길리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멀티 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막내 김길리는 이번 활약으로 지난해 1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의 아픔을 씻었다. 그는 당시 계주 결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1위를 달리다가 결승선을 앞두고 중국 선수 궁리와 충돌해 넘어졌다. 언니들을 향한 미안함과 스스로에 대한 자책으로 통한의 눈물을 쏟은 김길리는 1년 뒤 올림픽에서 금빛 질주의 대미를 장식하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시상대 위에서 누구보다 밝게 웃은 그는 “(마지막 코너에서) 거의 네 발로 타는 것처럼 양손을 다 짚으면서 안 넘어지려고 버텼다”며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너무 기뻐서 언니들에게 달려가고 싶었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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