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핀란드의 예비군 정년 6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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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15 17:38 수정2025.05.15 17:38 지면A35

[천자칼럼] 핀란드의 예비군 정년 65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6년 7월 핀란드 방문 때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접경지역에 군병력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핀란드인 최후의 1인까지 싸우게 될 것”이라고 겁박도 했다. 푸틴이 경고한 핀란드의 나토(NATO) 가입은 그 7년 뒤 현실화했다. 핀란드는 2023년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그러자 이번엔 푸틴의 협박이 현실화하고 있다. 스웨덴 언론이 입수한 위성사진을 보면 러시아군은 핀란드 국경에서 불과 57㎞ 떨어진 미개발지역에 병력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군용텐트 130개를 들여놨다고 한다. 또 핀란드 국경에서 160㎞ 떨어진 지역에는 장갑차 보관소로 추정되는 대형 창고 3개가 새로 포착됐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향후 2~3년 내 핀란드 등 발트해 국가들을 상대로 국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핀란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러시아와 134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대인지뢰를 금지하는 오타와 협약 탈퇴 작업을 하고 있다. 국방비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에서 2029년까지 3%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병력 증강도 추진 중이다. 핀란드 전투력의 주축인 예비군 연령 상한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인구 550만 명인 핀란드는 의무복무기간 6개월~1년의 상비군은 2만3000명에 불과하지만, 예비군 병력 8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직급에 따라 연간 훈련 일수가 40~100일로, 이스라엘 예비군에 버금가는 막강 병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비군 연령을 상향하면 병력이 100만 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우리 예비군 병력은 270만 명으로 베트남에 이어 세계 두 번째지만, 내실은 계륵 수준이다. 연간 3일의 훈련기간은 세계 예비군 보유 국가 중 가장 짧다. 국방예산 중 예비군 몫은 0.4%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예비군의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다. 2023년 7월 하마스 기습공격 뒤 예비군으로 자원입대해 다시 총을 든 95세 이스라엘 노병의 얘기다. “우리는 아우슈비츠에서도 살아남았고, 이번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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