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 날 영혼을 달래주는 완벽한 음식(The ideal hangover cure).”
미국의 한식 체인점 ‘북창동 순두부(BCD Tofu House)’의 대표 메뉴인 순두부찌개를 설명한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이다. 보글보글 끓는 빨간 국물 뚝배기 한가운데 톡 깨 넣은 날달걀 하나. 윤기 흐르는 돌솥밥에 정갈한 반찬들. 정확히 30년 전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1세대 K푸드다.
세 아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이태로·이희숙 부부는 1996년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이 있는 버몬트애비뉴에 북창동 순두부 1호점을 냈다. 가게 이름은 친척 어른의 두부 음식점이 있던 서울 북창동에서 따왔고, 영문명도 약자인 BCD로 등록했다. 개점 당시만 해도 낯설던 돌솥밥, 누룽지가 현지 한인은 물론 중국계 이민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순식간에 지역 명소가 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부터 라스베이거스 등 LA 인근 도시는 물론 뉴욕으로까지 지점을 확장했다. 현재 미국 12개 도시에 13개 매장, 800여 명의 직원을 둔 중견 외식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 서울 마포점을 시작으로 명동과 인천에도 한때 체인점을 내고 운영했다. 국내에서 북창동 순두부라는 이름만 본뜬 유사 프랜차이즈가 성행할 정도로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다.
북창동 순두부 창업자 이태로 회장이 지난 8일 LA에서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937년생인 이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9세에 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9년 미국으로 이민 가기 전까지 부인 이희숙 사장(2020년 별세)과 서울 영등포에서 함흥냉면가게를 운영하며 사업 경험을 쌓았다.
K푸드 전성시대다. 한류의 기세와 맞물려 한국 음식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라면과 김밥을 즐기는 외국인의 모습이 더는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재 상황이 우연히 찾아온 것은 아닐 것이다. 낯선 이국땅에서 한식 표준화와 대중화의 씨앗을 뿌린 K개척자들의 노고와 헌신을 생각해본다.
이정호 논설위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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