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MLB 감독 연봉이 NFL·NBA보다 훨씬 못한 이유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우승팀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11일(한국시간)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로버츠 감독은 2026∼2029년 4년간 3천240만달러(약 473억원)를 받게 됐다.

연봉 총액은 2024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컵스와 5년간 4천만달러에 계약한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에게 못 미친다.

하지만 로버츠가 받는 평균 연봉 810만달러(118억원)는 메이저리그 감독 역사상 최고액이다.

KIA 타이거즈를 지난해 우승으로 이끈 이범호 감독이 최고액인 3년간 26억원에 재계약한 KBO리그 처지에서는 로버츠 감독의 연봉이 어마어마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 다른 종목 감독들의 연봉을 살펴보면 메이저리그 감독들이 받는 돈이 의외로 많지 않다.

USA투데이와 트루블루 LA,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 등 여러 매체를 종합하면 미국 4대 스포츠 감독 중 최고액은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이끄는 앤디 리드 감독의 평균 연봉 2천만달러다.

NFL에서는 숀 페이턴 덴버 브롱코스 감독이 연봉 1천800만달러를 받는 등 10명의 감독이 1천만달러 이상을 챙긴다.

풋볼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스포츠이며, 조지아대학 커비 스마트 감독도 평균 1천300만달러를 받는다.

농구 감독들의 연봉도 야구 감독보다 훨씬 많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감독은 1천750만달러,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의 연봉은 1천700만달러다.

미국 4대 스포츠 중 시장 규모가 가장 작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감독도 MLB 감독보다 평균 연봉이 많다.

NHL 최고액 감독은 피츠버그 펭귄스의 마이크 설리번으로 연봉 550만달러다.

최고액은 MLB 로버츠 감독보다 적지만 평균 연봉은 NHL이 많다.

2024년 NHL 감독들의 평균 연봉은 대략 250만달러로 평균 200만달러에 그치는 MLB 감독보다 많이 받는다.

NBA 감독 평균은 무려 700만달러, NFL은 660만달러나 되는데 경기 수가 가장 많은 야구 감독의 연봉이 유독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풋볼이나 농구, 아이스하키에 비해 야구에서는 승패에 미치는 감독의 역할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NFL에서는 각 팀을 분석할 때 쿼터백 다음으로 중요한 전력이 감독의 수십, 수백 가지 전술 능력이다.

NBA나 NHL 또한 감독의 작전에 따라 승패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야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감독의 작전이 아주 제한적이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지만 기본적으로 투수와 타자가 겨루는 개인 종목의 성향이 크다.

야구 감독은 평소 번트나, 도루, 히트앤드런 등의 작전을 내지만 점수와 직결되는 안타나 홈런 사인은 절대 못 낸다.

감독이 지시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타나 홈런을 치는 것은 타자의 타고난 재능이고, 삼진을 뽑는 것은 투수의 빼어난 능력이다.

KBO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는 우승 감독에게 무조건 '올해의 감독상'을 주지 않는다.

다저스가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로버츠 감독의 작전 능력보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았던 덕택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는 감독보다 선수들을 불러 모으는 단장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KBO리그에서는 감독의 역할이나 능력이 과대 평가된 점도 없지 않다.

shoeles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3/11 11:25 송고 2025년03월11일 11시2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