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링크드인에서 한 인공지능(AI) 마케팅 대행사의 홍보 글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 자신이 속한 금융그룹 로고가 고객사 사례처럼 올라와 있었다. A씨는 그룹 내 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협력 업체 현황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도 모르는 협력업체가 등장한 것이다. A씨가 “어느 계열사와 협업했는지, 로고 사용 허락은 받았는지” 묻자 돌아온 것은 해명이 아니라 차단이었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생성형 AI 엔진 최적화(GEO) 마케팅 대행 피해 의심 사례가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GEO는 챗GPT·제미나이 등 생성형 AI에 질문했을 때 특정 브랜드나 상품이 답변에 노출되도록 최적화한다는 개념이다.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가 네이버·구글 등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겨냥했다면 GEO는 생성형 AI 답변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논란이 된 것은 지난 4일 한 마케팅 업계 관계자가 공개한 글이다. 글쓴이는 한 GEO 대행사가 대기업 로고를 포트폴리오처럼 홈페이지에 게재했고 실제 협업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업체가 홈페이지에서 일부 로고를 삭제했다는 내용도 추가로 공유됐다. 글쓴이는 “GEO라는 최신 트렌드를 방패 삼아 모르면 속을 수밖에 없는 그럴싸한 포장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피해 의심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마케팅 커뮤니티 아이보스가 운영하는 큐레터는 지난 5월 GEO 대행 관련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사례에는 “명문대 출신이라 AI 로직을 장악했다” “네이버 핵심 인력과 연줄이 있다”는 식으로 전문성을 과시하거나, “곧 가격이 오른다” “현재 자리가 1개뿐”이라며 선납과 계약을 압박한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생성형 AI 검색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GEO를 내세운 대행 영업도 함께 늘고 있다. 이용자들이 검색창 대신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생성형 AI에 질문하고 답을 얻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AI 답변에 노출되는 자사 브랜드를 관리할 필요성이 생겨서다. 문제는 GEO가 아직 초기 시장이라 개념과 방법론, 성과 측정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SEO는 검색 순위, 유입량, 클릭률, 전환율 등 비교적 측정 가능한 지표가 축적돼 있다. 반면 GEO는 AI 모델별 답변 방식이 다르고 같은 질문에도 답변이 달라질 수 있다. 섣불리 ‘AI 답변 노출 보장’이나 ‘알고리즘 장악’ 같은 표현을 내세운 대행 영업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런 모호함을 악용한 과장 영업이나 로고 플레이, 선납 유도 등이 자칫 사기성 영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과 보고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업체는 생성형 AI에 특정 브랜드명을 반복 입력한 뒤 새 채팅창에서 해당 브랜드가 노출된 화면을 캡처해 성과 보고서처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성형 AI 답변은 이용자별 질문 방식과 대화 맥락, 개인화 설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정 화면 한 장만으로 실제 마케팅 성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GEO 업계 관계자는 “GEO는 이제 막 생긴 시장이라 광고주와 대행사 모두 기준을 만들어가는 단계”라며 “검색 최적화처럼 시간이 걸리는 일을 단기간에 보장한다고 하거나, 대기업 레퍼런스를 내세우면서 실제 수행 범위를 설명하지 못하는 업체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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