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전 감독 퇴진 후 감독대행으로 최대 86경기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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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승엽 전 감독과 작별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새 사령탑 선임을 준비한다.
몇몇 구단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로 언급됐던 조성환 감독대행은 '실기 테스트'를 치른다.
두산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하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라고 밝혔다.
두산 구단은 후임 사령탑 선임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승엽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퇴진한 터라 감독 선임 작업을 이제부터 시작한다는 게 구단의 공식 반응이다.
하지만, 조성환 대행은 모두가 인정하는 차기 감독 후보다.
사적으로는 이승엽 전 감독과 친구인 조 대행은 누구보다 이승엽호의 성공을 바랐다. 올해에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QC 코치로 경기 전후로 이승엽 전 감독과 자주 대화했다.
이 전 감독이 퇴진한 뒤, 미안하다는 말을 주고받은 조성환 대행은 이제 팀을 수습하는 데 집중한다.
2018년부터 두산 코치로 일하고, 2021년 한화 이글스로 자리를 옮겼다가 2023년 두산으로 돌아온 조성환 대행은 '서류'는 사실상 통과했다.
팀 분위기를 다잡고, 9위로 처진 두산의 순위도 끌어올리면 조성환 대행은 차기 감독 후보 리스트 상단에 자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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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승엽 전 감독은 올해 58경기(23승 3무 32패)를 치르고 유니폼을 벗었다.
조 대행은 팀의 59번째 경기를 지휘해 KIA 타이거즈에 3-11로 패했다.
패하긴 했지만, 조성환 대행은 엔트리 변화와 선수 기용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냈다.
3일 KIA전을 앞두고 조 대행은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양석환과 강승호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조수행도 4월 2일 1군으로 올라온 뒤에 처음으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조 대행은 "선수단 엔트리 조정은 주전으로서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내가 제안했다"며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조만간 팬들도 포기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선수단 분위기부터 다잡겠다고 밝혔다.
3일 KIA전 선발 라인업 하위 타순에는 3루수 임종성, 1루수 김민혁, 2루수 김준상, 유격수 박준순이 자리했다.
임종성을 제외하면 이승엽 전 감독 체제에서는 자주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감독대행은 정식 사령탑보다 구단의 의중을 더 잘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조성환 대행의 결단이 구단의 뜻과 일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2022년 5월 11일 감독대행으로 선임된 강인권 전 NC 다이노스 감독은 그해 58승 3무 50패(승률 0.537)로 선전한 뒤, 2023년 정식 사령탑에 취임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2022년 8월 1일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남은 기간 28승 22패(승률 0.560)를 거둬 정식 사령탑 계약을 했다.
조성환 대행은 3일 KIA전을 포함해 최대 86경기를 지휘한다.
감독대행으로 치른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과감한 결단으로 눈길을 끌었다.
두산 구단과 팬들은 조 감독대행을 '감독 후보'로 보고, 그의 결정 하나하나에 주목한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04일 11시47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