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목 금메달 목표…안중근처럼 하얼빈서 태극기 휘날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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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입니다. 하얼빈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박지원이 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쇼트트랙 계주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이 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쇼트트랙 계주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늦은 나이에 쇼트트랙 최강자로 우뚝 선 박지원(29)은 오는 7일 개막하는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박지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회 개최지인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이 지니는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하얼빈이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의미 있는 장소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며 “큰 동기 부여를 통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 강력한 다관왕 후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종합 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휩쓸었다. 주 종목인 1000m와 1500m는 물론 500m,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 출전하는 박지원은 “전 종목 금메달이 가장 큰 목표”라고 자신했다.

박지원이 쇼트트랙 최강자에 오르는 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5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큰 무대를 앞둔 대표 선발전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에게 ‘늦게 핀 꽃’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이번 대회 출전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박지원은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해 국가대표 자동 선발권을 놓쳤다. 그해 4월 ‘바늘구멍’ 선발전을 거쳐야 했고, 최종 1위에 올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획득했다.

박지원은 위기 속에서도 늘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스스로를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보통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어려운 일들을 겪지만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나요? 제 드라마도 마지막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박지원이 그리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이번 대회에 이어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휩쓰는 것. 그는 “20대의 마지막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30대의 시작을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드라마가 완성될 것”이라며 웃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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