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MLB 경력에도 부진…동료 도움으로 약 두 달 만에 승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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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콜어빈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거 역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콜 어빈(31)은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다.
2021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0승 1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9승 13패 평균자책점 3.98의 성적을 내며 활약했다.
지난 시즌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을 찍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이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빈은 올 시즌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3월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동안 7개 안타를 얻어맞으며 난타당했다.
부진은 계속됐다. 6월까지 등판한 15경기 중 5안타 이상을 허용한 경기가 8경기나 됐다.
제구가 문제였다. 던지는 공마다 한가운데에 몰리기 일쑤였고 코너워크는 전혀 되지 않았다.
그는 5월까지 최다 볼넷 1위 불명예 기록을 쓴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재조정의 과정을 거쳐 복귀한 뒤에도 제구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달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려 13개 안타를 내주면서 8실점 해 패전 투수가 됐다.
당장 짐을 싸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빈은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그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과 홈 경기를 마친 뒤 "마운드에서 플레이트 밟는 위치를 3루 쪽에서 1루 쪽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공의 궤적에 변화를 줘서 제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었다.
공을 손에서 놓는 위치에도 변화를 줬다. 제구력을 회복하기 위해 예전의 습관을 모두 내려놨다.
그는 "그동안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공을 던지려고도 노력했다"며 "개인 성적과 관계 없이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빈은 이날 팀 동료들의 도움과 삼성 선수들의 잇따른 주루 실수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고도 좌익수 김동준의 기가 막힌 송구로 타자 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고, 3회엔 포수 양의지가 3루 주자 류지혁을 견제로 아웃시키며 어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회엔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으나 우익수 제이크 케이브의 송구로 구자욱을 2루에서 잡아내면서 다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그는 이날 5⅓이닝 동안 6개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아울러 지난 5월 5일 LG 트윈스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어빈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뒀다"며 "앞으로 계속 변신하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많은 분이 내게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02일 22시19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