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삼성전에서 교체 출전해 결정적 호수비로 3-1 승리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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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러시아의 전통 인형인 마트료시카는 꺼내도 꺼내도 계속 나오는 똑같이 생긴 인형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중견수 자리는 마치 마트료시카처럼 한 선수가 사라져도 끊임없이 다른 선수가 등장해서 그 자리를 채운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승리 일등 공신은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새 에이스 알렉 감보아와 8회 쐐기 솔로포를 터트린 정훈이지만, 숨은 수훈갑은 교체 출전한 중견수 한승현이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로부터 9라운드 지명을 받은 한승현은 이달 초 1군에 승격하며 정식 선수가 됐다.
백업 외야수로 간간이 경기에 나오던 그는 이날 선발 출전했던 1번 타자 중견수 김동혁이 4회 타석에서 대타 유강남으로 교체되자, 5회 수비부터 그 자리에 들어갔다.
비록 타석에서는 1타수 무안타로 프로 데뷔 첫 안타는 다음을 기약했지만, 수비에서 결정적인 활약상을 보여줬다.
이날이 프로 데뷔 후 첫 중견수 출전이었던 한승현은 팀이 2-1로 쫓기던 7회 무사 1루에서 김지찬의 안타성 타구를 앞으로 달려와 간신히 건져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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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지던 가운데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구에 성공했고, 안타를 확신하고 일찌감치 출발한 삼성 1루 주자 류지혁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한 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한창 기세가 올랐던 삼성에 찬물을 끼얹은 결정적인 수비였다.
8회에는 르윈 디아즈의 안타성 타구도 잡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디아즈가 강하게 친 공은 마치 너클볼처럼 흔들리며 중견수 쪽으로 날아갔다.
한승현은 일단 낙구 지점을 포착한 뒤, 자세를 낮춘 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구했다.
롯데는 올 시즌 황성빈을 주전 중견수로 낙점했으나 타율 0.324로 활약하던 그는 손가락 부상 때문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첫 번째 중견수가 사라지자 두 번째 중견수 장두성이 혜성처럼 등장, 타율 0.303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다가 투수 견제구에 옆구리를 맞고 다쳤다.
그러자 김동혁이 세 번째 중견수로 그 자리를 채우더니, 이제 신인 중견수 한승현까지 등장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강팀으로 군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인 '두꺼운 선수층'을 이제 롯데도 보유하게 됐다는 증거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21일 08시0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