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관제센터), 교신 상태 매우 양호합니다. 지구와 다시 교신하게 돼 반갑습니다(Houston, we copy you loud and clear. It’s wonderful to be hearing from Earth again).”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선(오리온)에 탄 여성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는 7일(한국시간) 오전 8시25분 환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오리온은 이날 오전 7시44분부터 41분간 지구와 통신할 수 없었다. 오리온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으로 넘어가면서 벌어진 일이다.
◇아폴로13호 비행 기록 깨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기 위한 유인 탐사선 오리온이 56년 만에 유인 우주 비행 최장 거리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오리온이 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56분 지구로부터 약 39만2000㎞ 지점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1970년 4월 ‘아폴로 13호’가 세운 기록이 깨진 순간이었다.
캐나다 국적 우주비행사 제러미 핸슨은 “우리는 인류 우주 탐험 선구자들이 보여준 놀라운 노력과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첫 흑인 우주비행사 빅터 글로버는 “지구는 우리가 우주라고 부르는 광활하고 허무한 공간 속의 오아시스”라며 “달 뒷면은 ‘창조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일깨워줬다”고 했다. 4인의 비행사는 고요한 우주 한복판에서 광학장비가 아니라 눈으로 빛나는 달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게 중요”
오리온은 달 뒷면으로 간 오전 7시44분부터 41분간 지구와 통신이 끊겼다. 우주선과 지구 사이에 달이 있어 전파를 가려서다. 예정된 것이었기에 우주비행사들은 지구와의 소통 없이 임무를 수행했지만, 글로버는 “통신 두절 순간 짧게 기도했다”고 회상했다. 비행사들은 오전 8시2분께 달 표면에서 6437㎞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맨눈으로 달을 관찰하고 영상과 사진 자료를 남겼다.
정밀한 관측을 위해 오리온 내부는 어두운 상태로 유지했다. 달 뒷면을 무인 장비가 아니라 사람 눈으로 확인하는 건 처음이다. 또한 니콘 카메라와 아이폰을 사용해 오리엔탈레 분지, 달 뒷면의 헤르츠스프룽 분화구 등 20개 넘는 목표물을 촬영했다. 오리온엔 총 32대의 카메라가 장착됐다. 이 중 17대는 승무원이 사용하는 카메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첨단 관측 장비가 있지만 비행사의 눈으로 직접 관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람 눈으로 관측하는 것이 달 표면을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 관측 과정에서 비행사들은 육안으로 확인한 일부 크레이터(운석 구덩이)에 임시 명칭을 붙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휘관인 리드 와이즈먼의 부인 이름 ‘캐럴’이 제안됐다. 캐럴은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름은 추후 국제천문연맹(IAU)에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美 ‘달 경제권’ 구상 구체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 비행을 끝낸 우주비행사들에게 위성통신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는 비행사들에게 “여러분은 ‘현대의 개척자’이며 온 미국인을 엄청나게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치하했다. 통화는 12분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는 화성으로 가는 거대한 여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오리온의 달 근접 비행은 앞으로 2년 안에 달 남극 근처에 인류가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이는 데 큰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달 남극에 기지를 조성해 자원 개발에 나서는 ‘달 경제권(Lunar Economy)’을 구상하고 있다. 지구로 기수를 돌린 오리온은 오는 11일 오전 9시7분 미 샌디에이고연안 태평양에 착륙하며 10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2 days ago
2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