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장악한 발톱 무좀 치료 제품 광고들의 자극적인 문구다. 광고 영상에선 두껍고 누렇게 변형된 발톱에 정체불명의 용액을 바르자 마법처럼 깨끗하고 투명한 새 발톱으로 변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26년간 의료 현장과 언론의 접점에서 수많은 질환을 지켜본 기자로서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교묘한 연출’이라는 게 한눈에 보인다. 그러나 오랜 시간 무좀으로 고통받아 온 일반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결제 버튼을 누르기 쉽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발톱 무좀은 결코 며칠 혹은 2, 3주 만에 해결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발톱 무좀은 딱딱한 케라틴층 안쪽 깊숙한 곳까지 곰팡이가 침투한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겉을 닦아내거나 소독하는 수준으로는 균을 사멸시킬 수 없다. 특히 ‘3주 완치’라는 말은 인체의 생물학적 구조를 완전히 무시한 주장이다.발톱은 한 달에 평균 2∼3mm 정도 자란다. 무좀균에 감염된 부위가 완전히 밀려 나가고 건강한 새 발톱이 뿌리부터 끝까지 채워지려면, 발가락 위치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 즉, 3주 만에 발톱이 깨끗해졌다는 광고는 의학적 ‘완치’가 아니라 화학 성분으로 겉면을 녹여 일시적으로 매끄럽게 보이게 만든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SNS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치료제(의약품)’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 ‘손발톱 세럼’, ‘청결제’ 혹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화장품에 불과하다. 이러한 제품들은 보조적인 관리 효과는 있을지언정, 발톱 깊숙이 박힌 곰팡이를 죽이는 약리학적 살균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최근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약본부)는 의약외품인 특정 제품의 과장 광고에 대해 국민신문고에 시정을 요청한 바 있다. 해당 업체는 화장품과 모발용 제품을 생산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용 후기를 조작하거나 치료제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현혹했다. 약본부 측은 “이들 업체 제품은 진균 치료를 위한 약리 작용이 없어 전문 의약품과는 명확히 구분된다”며 “이런 제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해 사용할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하거나 치료 지연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발톱 무좀 치료에서 가장 돈을 아끼는 방법은 정석을 따르는 것이다. 엉뚱한 제품에 수만 원씩 낭비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현미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균의 종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치료 과정에서는 먹는 항진균제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혈액을 타고 발톱 뿌리까지 약 성분이 직접 전달되어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 다만 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치료 전후 간 기능 검사가 필수다. 평소 술을 즐기거나 간 질환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 바르는 전문·일반 의약품이 있다. 간 기능 문제로 약 복용이 어려운 경우 사용한다. 일반 화장품과 달리 발톱 투과력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단, 새 발톱이 다 자랄 때까지 6개월 이상 매일 발라야 하므로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최근엔 레이저도 활용되고 있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재감염 방지다. 곰팡이는 습기를 먹고 자란다. 발을 씻은 후에는 수건이나 드라이어의 찬바람을 이용해 발가락 사이사이와 발톱 주변을 완전히 말려야 한다. 발톱 무좀은 한두 달 치료로 겉보기에 깨끗해졌다고 방심하는 순간, 숨어있던 포자가 다시 증식해 100% 재발한다.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잡은 허위·과대광고에 현혹돼 소중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관계 당국인 식약처 역시 SNS라는 사각지대에서 독버섯처럼 퍼지는 무분별한 의약품 사칭 광고를 철저히 단속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 발톱 무좀 치료의 왕도는 ‘정확한 진단’과 ‘6개월의 끈기’뿐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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