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54] 일본·한국 학생운동의 명암

1 month ago 15

1972년 2월 19일, 나는 일본 나가노현 아사마 산장 아래에 있다. 일본 학생 운동권, 그중 혁명좌파와 적군파(赤軍派)가 결합한 ‘연합적군’ 조직원들이 아사마 산장 관리인의 아내를 인질로 삼은 채 10일간 경찰과 대치하게 된다. 이 사건이 일본 사회에 끼치는 엄청난 영향에는 그 과정과 결과가 각각 지분을 나눠 갖는다. 우선 이들이 진압되는 과정은 전부 TV로 생중계되는데, 9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다. 혁명좌파는 총포 가게에서, 적군파는 은행에서 강도질을 한 뒤라서 더욱 흥미진진했다. 한데 갑자기 이 액션 범죄물이 엽기 호러물로 변한다. 경찰이 산장 부근에서 남자 8명, 여자 4명 총 12구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 ‘총화(總和)’라는 사상 교육 중에 살해당한 거였고, 죄목에는 ‘연애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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