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박귀임 기자] 공공 민원 포털 하면 수십 개의 메뉴와 낯선 행정 용어, 그리고 원하는 서비스를 찾기 위해 반복해서 클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먼저 떠오른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오랫동안 이어졌던 정부 포털 '정부24+(이하 정부24)'의 불편함을 AI로 깨기 위해 나섰다.
정부24는 AI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 출처=IT동아
행안부는 3월 9일부터 국민이 더 쉽고 편리하게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능과 서비스 연계를 대폭 확대한 정부24의 AI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AI 지능형 검색이 핵심···검색창이 대화창으로
이번 정부24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검색 방식 자체가 바뀐 것이다. 새롭게 도입된 AI 지능형 검색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관련 민원과 혜택을 맞춤형으로 안내해준다.
질문이 모호하면 AI가 다시 물어보며 내용을 구체화해주기 때문에 처음 이용하더라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단순 키워드 매칭이 아닌, 대화 흐름 속에서 사용자의 상황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정부24 AI 시범 서비스 PC 웹 버전 화면 / 출처=IT동아
지역 기반 서비스 제공 기능도 포함됐다. 사용자의 거주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정부 서비스를 위치 기반 검색으로 선별 및 제공한다. 따라서 동일한 질문이라도 서울과 지방 거주자에게 서로 다른 맞춤 답변이 돌아올 수 있다.
단순한 질문에도 연관 민원 묶어 제시
정부24의 AI 시범 서비스는 24시간 무료로 운영되며, PC 웹과 모바일 앱 모두 가능하다. 기자는 해당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봤다. 입력한 질문은 단순했다. '이사할 때 필요한 서류 알려줘'로 행정 용어 없이 누구나 쓸 법한 일상 표현 그대로다.
AI는 '이사할 때 필요한 서류는 상황에 따라 다르며 대표적으로 전입신고와 관련된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전제를 깔았다. 이어 전입신고와 주거이전 우편물 전송서비스, 그리고 국세 관련 서류 송달장소 변경 신고 등 4가지 항목으로 나눠 안내해줬다.
정부24 AI 시범서비스에서 '이사' 관련 검색 결과 / 출처=IT동아
단순히 '전입신고 하세요'에서 끝나지 않고, 이사와 연관된 민원을 묶어서 제시한 점이 인상적이다. 기존 키워드 검색이었다면 '전입신고'만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시범 서비스 단계인 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이사할 때 필요한 서류에는 임대차계약서, 이삿짐 관련 서류 등 다양한 맥락이 담길 수 있는데 AI가 사용자의 상황을 더 구체화하기 위한 추가 질문 없이 바로 답변으로 넘어간 점은 아쉽다.
질문 모호 시 AI가 먼저 되물어 구체화
또 다른 질문도 해봤다. 정부24 AI 시범 서비스 입력창에 '출산 관련 서류'를 넣자 이사 질문과 달리 AI가 바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AI는 '해당 서비스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거주하시는 지역을 알려주시면 안내해드릴게요'라고 나왔다.
출산 지원의 경우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별 정책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AI가 스스로 판단해 답변 전에 지역 정보를 추가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가 공언한 '질문이 모호하면 AI가 먼저 되물어 구체화한다'는 기능이 작동한 셈이다.
정부24 AI 시범 서비스에서 '출산' 관련 검색 시에는 지역 정보를 추가로 요청한다 / 출처=IT동아
기자가 '서울 마포구'를 추가 입력하자 답변의 결이 달라졌다. AI는 '서울특별시 마포구에서 출산과 관련된 지원 및 서류 준비에 대해 안내드립니다'라면서 장애인가정 출산지원금 지원, 출산 관련 서비스 통합처리 신청(행복출산) 등 2가지 서비스를 제시했다. 안내 말미에는 '위 2가지 서비스는 마포구에서 제공되며, 추가로 궁금한 사항은 소관기관에 문의하시길 권장드립니다'라고 알렸다.
다만 마포구 출산 관련 서비스로 2가지만 제시된 점은 아쉬웠다. 국민행복카드, 첫만남 이용권, 부모 급여 등 신생아 가정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앙정부 혜택까지 함께 알려줬다면 완성도가 더 높았을 것이다. 지역 특화 정보와 전국 공통 혜택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으로의 고도화가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신뢰도 고지 합격, 답변 읽기 미완성
결과적으로 정부24 AI 시범 서비스는 전입신고처럼 전국 공통 절차는 바로 답변해주고, 지자체별 편차가 큰 출산 지원은 지역 정보를 먼저 묻는 방식이다. 단순 키워드 매칭이 아닌 질문의 성격에 따라 응답 전략 자체를 달리 가져가는 셈이다.
정부24 AI 시범 서비스에는 답변 신뢰도 등급과 함께 실수 가능성도 고지한다 / 출처=IT동아
모든 AI 답변에는 신뢰도 등급과 함께 '정부24 AI 검색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서비스 상세 페이지 또는 담당기관 안내를 확인하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는 최근 공공 AI 서비스 전반에서 논의되는 AI 할루시네이션(환각) 리스크에 대한 현실적 대응으로 보인다.
AI 답변 화면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답변 읽기 버튼도 있다 / 출처=IT동아
AI 답변 화면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답변 읽기' 버튼도 있다. 고령층이나 시각 약자를 위한 접근성 기능으로,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버튼을 눌렀을 때 돌아온 건 음성이 아닌 오류 팝업이었다. 이는 네트워크 일시 오류일 수도 있지만, 시범 운영 초기 트래픽 급증이나 API 키·세션 설정 문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답변 읽기 기능의 오류 메시지는 개선이 필요하다 / 출처=IT동아
무엇보다 답변 읽기의 오류 메시지 자체가 원문 그대로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것이 아쉬웠다. 개발자라면 기술 용어를 이해하겠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사실상 해독 불가능한 정보다. 공공 서비스답게 '현재 음성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수준의 안내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
AI가 스스로 실수 가능성을 고지하면서 신뢰도 등급을 병행 표시하는 설계는 공공 AI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현재 시범 서비스 단계인 만큼 실제 정확도와 응답 품질은 사용자 피드백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수다. 정부24가 '찾아다니는 민원'에서 '대화하는 민원'으로의 전환을 완성하려면, 정식 출시 전까지 채워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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