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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유식하다고요? 버릇부터 고쳐야!

1 month ago 6
고형규 기자

이오덕(1925∼2003) 선생은 꽤 알려진 인물입니다. 농사꾼 아들로 태어나 평생 우리말 살리기에 힘썼습니다. 살아생전 그가 지은이로 남긴 국어책은 널리 읽혔습니다.

한길사가 낸 『우리말 바로쓰기 2』의 한 소제목은 이렇습니다. '유식한 말 쓰는 버릇부터 고쳐야'.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취지하에]라고 쓰지 말라고 합니다. 중국글 번역투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대신 [뜻으로] 하자고 합니다. 토를 잘 살려 써야 한다면서요. 또 [미력이나마]는 [작은 힘이나마]로, [직거래]는 [직접거래, 바로 팔고 사기]로 쓰자고 제안합니다.

무엇을 시도한다고 할 때 [시도해]는 대개 공연히 쓰는 것이기에 그저 [해] 하면 되고, [신뢰할]은 [믿을] 하면 된다고 짚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취급하려고]는 [다루려고]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입니다. 취급은 일본사람들이 쓰는 중국글자말이기 때문이라면서요.

한글이랑 놀자!

한글이랑 놀자!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에서 우리말 가꿈이 동아리 학생들이 한글날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2024.10.8 in@yna.co.kr (연합뉴스 DB)

배운 자들, 달리 말해 '유식하다(학문이 있어 견식이 높다)'는 이들이 더한다는 말이 많이 들립니다. 소신 없고 비겁하고 책임감이 부족하며 거짓말도 잘하니까요. 거짓말하기만 잘하는 게 아닙니다. 권력 줄 잡기는 기본이고 할 일 뭉개기, 이익 지키기, 책임 안 지기도 1등급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중 일부가 권한(權限. 어떤 사람이나 기관의 권리나 권력이 미치는 범위)과 권력(權力.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누가 뭐래도 권한은 절제돼야 하니 '권限'이고요. 권력은 국민을 대의, 대표하는 선출된 이들에게 그 행사의 원천과 정당성이 부여돼야 하니 '권力'입니다. 설마, 그것을 구별하지 못할 리가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2』, 한길사, 2018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2/06 05: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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