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빨리만 말고 정확히도, 도움토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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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만 말고 정확히도! '빨리'만 앞세우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꼬집는다. '정확히'도 챙기라고. 빠르기만큼 바르기가 중요하잖냐고. 이때 '빨리'에 붙은 '만'과 '정확히' 다음에 놓인 '도'가 도움토씨다. 도움토라고도 하는 보조사(補助詞). 명사를 비롯한 체언, 부사, 활용 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 주는 보조사는 만, 도 외에 은, 는, 까지, 마저, 조차, 부터 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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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토'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그뿐이랴. 주어를 만드는 조사로만 아는 '가'도 보조사로 쓰일 때가 있다. "빨리가 아니라 정확히가 중요하다"처럼 말이다. '이'도 이따금 보조사 노릇을 한다. "나는 김밥이 먹고 싶다"나 "어느 곳이 그런 게 있니?"가 그런 보기다. 목적어 만드는 조사 '를(을)'도 마찬가지다. "너는 어쩌자고 혼자 시장에를 갔니?" 할 수 있다. '들'도 있다. "어서들 가라" 하면 여러 사람에게 하는 말임을 나타낸다. 토씨 하나로도 어떤 특별한 뜻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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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보조사'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쓰임이 쏠쏠한 를(을)을 더 들여다보자. 조사 '에' 외에 '으로', 연결 어미 '-아 -게 -지 -고', 받침 없는 일부 부사 뒤에까지 여기저기 잘도 붙는다. 아무리 해도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았다 / 한 시간도 놀지를 마라 / 화만 내지 말고 내 말도 좀 들어를 보세요 / 잊고를 싶어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 전화가 걸려를 와야 주문을 받지요 / 그 여자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내 말은 곧이를 듣지 않아요…. 도움토 도움을 제대로만 받으면 여러 문장 뜻을 더들 잘 살릴 수 있다. 이처럼 '들'의 접착력도 대단하다. 문장 끝에까지 붙는다. 밥 자리 마치면 함께한 벗들에게 말한다. "그럼, 조심히 가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유현경 한재영 김홍범 이정택 김성규 강현화 구본관 이병규 황화상 이진호, 『한국어 표준 문법』, 집문당, 2019

2. [이런말저런글] 철수는 영희만 쫓아다닌다? 오해 없을 말인가요(송고 2025-08-14 05:55) - https://www.yna.co.kr/view/AKR20250813067300546

3.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5월18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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