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공맹왈, 그래 그 말이야…우리말 풀이의 쓸모

4 days ago 8

자왈(子曰), 유인자(唯仁者 또는 惟仁者)라야 능호인(能好人)하며 능오인(能惡人)하니라. 토(구결)를 달아서 옮기면 공자 말씀은 이런 식이 된다. 논어에 있는 글귀다.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인가? 어질면 사람을 좋아하기만 할 것 같다. 미워하다니, 그것도 사람을 미워하다니, 왠지 어짊과 멀어 보인다. 이미지 확대 표준국어대사전 [촬영 고형규] 석연치 않은 매듭은 '인(仁)'에 맺혀 있다. '어질' 인을 버리고 '사람다울' 인을 취한다. '사람다운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줄 알고 사람을 미워할 줄도 안다.' 대번에 말뜻이 환해졌다. 맹자까지 이 풀이를 돕는 것은 공맹이 보이는 신통한 조화다. 인야자(仁也者)는 인야(人也)라. "어짊이란, 사람다움이다"라고 맹자는 단언한다. 사람(人)과 둘(二)이 이룬 글자가 仁이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 살아가자면 서로 사랑하고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는 데서 어질다는 뜻을 나타낸다. 한 자전의 해설이다. 다른 설도 있다. 人 옆에 놓인 것은 원래 작은 점 둘이기에 사람이 아니라 방석이나 임석(누울 수도 있는 깔자리)을 뜻한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쉬거나 누울 자리를 봐주는 어짊, 그 사람다움이 仁이라는 풀이다. 이미지 확대 '공맹'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정성 성'이라고 달달 왼 '誠'도 '한결같은 성'으로 보아야 좋을 때가 있다. 자연의 변함없는 모습이 성에 서려서다. 같은 예로 성(性. 성품 성)을 '바탕'으로 풀면 뜻이 분명해지는 경우가 있다. 『번역의 모험』(이희재)은 덕(德), 례(禮), 의(義)도 반듯할 덕, 깍듯할 례, 떳떳할 의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보탠다. 이 길, 저 길을 두루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모험의 숙명이다. 새 길을 내고 막힌 길을 뚫는 우리말 풀이가 귀하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희재, 『번역의 모험』, 교양인, 2021 - 사람다울 인 등 한문 속 한자 뜻풀이의 확장 사례들 인용 2. 동아 백년옥편 전면개정판(2021년판) 3. 한겨레신문 사회 교육 연재 재미있는 한자이야기 어질 인(仁)의 본래 의미는 '깔자리' (수정 2023-07-03 16:35 등록 2023-07-03 16:35)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9...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