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면 '목인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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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한일 정상회담 때 일이다. 태극기를 향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고개를 약간 숙여 짧게 인사했다. 나름의 방식으로 예(禮)를 보인 셈이다. 상대국 국기에까지 그렇게 한 건 특별했다. 기사 제목에 '목례'가 쓰였다. 다카이치가 태극기에 목례했다는 이야기다. 바르게 쓴 것일까. 목례(目禮)가 뭔가. 눈짓으로 가볍게 하는 인사, 곧 '눈인사'다. 고개를 숙여 목(neck)으로 하는 인사이니 목례 아니냐 하는 모양인데 그런 낱말은 없다. 말없이 고개만 숙이는 인사는 묵례(默禮)라고 한다. 다카이치의 인사는 목례이기보다 묵례였다. 둘 중 하나를 쓴다면 말이다. 물론 눈인사라 해도 눈만 맞추는 게 아닌 경우도 많다. 눈을 맞추며 고개를 까딱해야 인사한다는 뜻이 표출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목례가 아주 빗나간 단어 선택은 아니라는 반론이 나올 법도 하다. 이미지 확대 태극기에 예를 표하는 일본 총리 (나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한일 정상회담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 후 자리로 향하기 전 국기에 예를 표하고 있다. 2026.1.13 superdoo82@yna.co.kr 인사 예절 구분이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분류에 따르면 목례는 약식(略式)인사다. 허리를 15도 굽힌다는 약례인 것이다. 고개를 숙이려면 덩달아 허리가 구부러지기 마련이다. 보통례는 이게 30도, 정중례는 45%에 이른다. 다카이치의 인사는 보기에 따라선 보통례나 정중례일 수 있으니까 그저 '인사'했다고 표현하면 무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목을 숙여서 인사한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그런 뜻으로 사전이 표제어에 올린 '목인사'를 대신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목인사가 나왔으니 손인사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손인사는 손짓으로 가볍게 하는 인사다. 이를 '수인사'와 같다고 여기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하지만 수인사(修人事)는 사전에 있어도 수인사(手人事)는 없다. '수인사를 나눈다'고 하면 서로 인사를 차린다는 것이지 손으로 인사한다는 게 아니다. 손으로 하면 손인사, 목으로 하면 목인사, 쉽지 않나. 한문이 든 말의 뜻이 헷갈린다면 애초에 피하는 게 상책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이미지 확대 태극기에 예를 표하는 일본 총리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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