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김재호 "두산 베어스는 죽을 때까지 남을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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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kt전서 은퇴식…"2015년 우승 가장 기억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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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자 회견에 나온 김재호

[촬영= 김동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죽을 때까지 남을 것 같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6일 은퇴식을 치르는 김재호(40)의 말이다.

2004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재호는 21년 동안 두산에서만 뛰고 지난해 11월 은퇴를 선언했다.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김재호는 이날 kt wiz와 경기에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등록,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다.

은퇴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호는 "굉장히 긴장되고, 어젯밤에 잘 때부터 선수 때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며 "경기장에 오면서 운전하는데 심장이 많이 떨리더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 주전 유격수로 뛴 그는 통산 1천793경기에 출전, 타율 0.272, 안타 1천235개, 홈런 54개, 600타점을 기록했다.

구단 역대 최다 경기 출장, 유격수 최다 안타와 타점, 홈런 기록을 보유했고 특히 2010년대 '두산 왕조'의 중심 역할을 해낸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미지 확대 두산 김재호 현역 시절 모습.

두산 김재호 현역 시절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재호는 두산이라는 팀의 의미를 묻는 말에 "처음에는 저를 선택해줬고, 나중에는 제가 (자유계약선수로) 선택한 팀"이라며 "후회 없고, 좋은 선수들과 많은 추억을 쌓게 해준 팀이라 죽을 때까지 남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잘 됐던 시기보다 안 좋았을 때가 길었던 선수"라고 자평하며 "야구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면서 21년간 참 좋았던 인생"이라고 자평했다.

2015년과 2016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재호는 "사실 선수 때는 '제가 인기가 없다'는 생각도 했는데, 은퇴하고 나서 여러 댓글을 보면서 '그래도 많은 분이 김재호 야구를 사랑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뭉클했다"며 "현역 때 사인을 다 못 해 드린 것이 죄송하다"고 돌아봤다.

자신이 팀을 떠난 뒤인 올해 두산이 9위에 처진 상황을 두고 "저도 약간 책임감을 느낀다"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두산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후배들을 향해 "누가 더 독한 마음을 먹고 자리를 쟁취하려고 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하루하루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수비 훈련을 가장 진지하게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김재호는 "100% 동의한다"며 "제가 코치도 아니고, 후배들에게 말로 가르쳐주기 어렵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6일 잠실야구장에 내걸린 김재호 은퇴 기념 플래카드

6일 잠실야구장에 내걸린 김재호 은퇴 기념 플래카드

[촬영= 김동찬]

선수로 뛰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우승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제가 초등학교 이후에 우승한 적이 없었고, 프로에 와서도 좋은 멤버를 꾸리고도 2등을 많이 했었다"며 "그러다가 2015년에는 앞서 흘린 눈물을 보상받는 우승을 통해 행복의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회상했다.

현재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김재호는 "야구 선수 출신으로 지도자에 대한 생각은 당연히 있다"며 "지금 저는 (프로야구와는) 다른 야구를 하고 있는데 거기서도 많은 선배님을 옆에서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김재호는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아버지 때문에 야구를 할 수 있었는데 제가 은퇴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먼저 가셔서 그게 마음에 걸린다"며 "아내도 제 옆에서 고생 많이 했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은퇴식 때 울 것 같냐'는 물음에 김재호는 "제가 생각보다 냉정해서 안 울 것"이라고 답한 뒤 이내 "누가 옆에서 울면 저도 울 것 같아서, 누가 옆에서 안 울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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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06일 16시3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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