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고려대)이 올림픽 은반 위에 드러누워 활짝 웃었다. 우여곡절 끝에 밟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값진 8위를 기록한 그는 스스로 박수를 보냈다.
이해인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4.15점, 예술점수 66.34점, 합계 140.49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70.07점을 더한 최종 총점 210.56점으로 전체 8위에 올랐다.
경기 후 이해인은 "쇼트 때보다 더 떨렸지만, 끝까지 차분하게 연기를 마쳐 자랑스럽다"며 "프로그램을 하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그 시간을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연기는 특히 후반부가 돋보였다. 올 시즌 체력 난조로 경기 막판 흔들리는 장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큰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상 훈련 시간을 늘리며 체력을 보강했다"며 "후반부를 버틸 힘이 조금씩 생겼고, 오늘 그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기를 마친 뒤 은반 위에 누워 두 팔을 벌린 채 웃은 이유에 대해 "실수 없이 마쳤다는 안도감이 컸다.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해인은 부담을 내려놓는 데 공을 들였다. 밀라노에 도착한 뒤 취미인 그림 그리기와 일기 쓰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본 노을이 참 예뻤다. 그 장면을 떠올리며 글을 썼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동료 선수들의 그림도 완성하며 대회에만 매달리지 않으려 애썼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어머니도 자리했다. 그는 "엄마가 직접 보러 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경기를 잘 마친 만큼 함께 젤라토를 먹으러 갈 것"이라고 웃었다.
이해인의 피겨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0대 시절부터 한국 여자 피겨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고, 주니어 무대에서 잇달아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톱10에 오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는 국내 선발전에서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출전권을 놓쳤다. 스스로 확보에 기여한 올림픽 쿼터를 눈앞에서 잃은 아픔이었다.
2023년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재도약에 성공했지만, 2024년 전지훈련 기간 중 음주 문제로 중징계를 받으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법적 다툼 끝에 징계 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냈고, 이후 연맹이 징계를 취소하면서 은반으로 복귀했다.
복귀 이후 이해인은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에 올림픽 티켓 2장을 안겼고, 국내 선발전에서는 극적인 역전으로 꿈의 무대 출전권을 따냈다.
이해인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며 "최근 훈련 중인 트리플 악셀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다음 달에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고 4년 뒤에 열리는 2030 알프스 동계 올림픽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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