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대표 "기업별 수요 맞춘 4대 AI DC 모델로 시장 공략" [MWC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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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피라미드 전략 2.0' 선언
AI 데이터센터-B2B AI-B2C AI 3개층으로 단순화
GPUaaS부터 모듈러 AI DC, 단일 고객용 AI DC, 하이퍼스케일 4개 모델
기업용 에이닷 비즈 올해 본격화
에이닷은 외부 협력해 확산
"돈 버는 AI 만들 것"

유영상 SKT 대표 "기업별 수요 맞춘 4대 AI DC 모델로 시장 공략" [MWC 2025]

SK텔레콤이 맞춤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소규모 모듈러 데이터센터부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까지 고객 맞춤형 AI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2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피라미드 전략 2.0’을 선언했다. AI 데이터센터와 기업 대상(B2B) AI 서비스, 소비자 대상(B2C) AI 서비스 등 3개 전략으로 구성됐다. 2023년 9월 처음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단순화했다는 설명이다.

유영상 SKT 대표 "기업별 수요 맞춘 4대 AI DC 모델로 시장 공략" [MWC 2025]

가장 먼저 주력하는 사업은 맨 아래층의 AI 데이터센터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구독형 AI 클라우드(GPUaaS)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 AI 데이터센터 △단일 고객 전용 AI 데이터센터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 등 4개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을 발표하고 작년 12월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해 국내에 100메가와트(MW)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모든 과정을 ‘턴키’로 제공하는 솔루션 사업과 소규모 모듈러 AI 데이터 사업 모델을 추가해 다양한 시장 수요를 충족한다는 전략이다.

고객 전용 AI 데이터센터는 자사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을 원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설계부터 건설, 최적화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 요구에 맞춤형 턴키로 제공한다. 보안에 엄격한 공공기관이나 자체 데이터가 큰 기업에 적합하다. 유 대표는 “저희가 가진 설계역량부터 그룹사의 건설역량, 협업 관계인 펭귄의 최적화 역량 등을 결합해 고객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듈러 AI 데이터센터는 화물 컨테이너 크기 공간에 AI 인프라를 탑재하는 방식이다. 저용량 데이터센터를 신속하게 확보해야 하는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이 대상이다. 유 대표는 “용량에 따라 3개월 만에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고 70% 수준의 구축 비용, 2배 수준 전력 효율 등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 대표 "기업별 수요 맞춘 4대 AI DC 모델로 시장 공략" [MWC 2025]

그는 “빅테크와 함께 협업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부터 고객이 원하는 GPU 1만~2만개 규모 데이터센터, 모듈러 형태의 소형 데이터센터,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GPUaaS까지 고객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B2B AI 서비스는 올해 ‘에이닷 비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선다. 에이닷 비즈는 회의실 예약, 회의록 작성, 분석 등 일상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에이닷 비즈’와 세무, 법무, 인사 등 전문 영역에서 특화 기능을 제공하는 ‘에이닷 비즈 프로’ 두 가지로 구성된다. 내부 베타 테스트를 거쳐 연내 SK그룹의 21개 멤버사로 확산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에이닷 비즈에 이어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등 제조 AI 영역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려고 한다”며 “조만간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2C AI 서비스는 AI 에이전트 에이닷과 해외 서비스 에스터가 핵심이다. 유 대표는 “2023년 9월 에이닷을 정식 출시한 이후 멀티 에이전트, 통화 요약 등 기능을 추가해 현재 가입자 890만명, 월간 활성화 이용자 740만명에 이르는 서비스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닷은 향후 타사 서비스와 접목하는 전략을 펼친다는 목표다. 예를 들어 쇼핑 서비스에 에이닷을 탑재해 검색, 추천 등의 용도로 쓰거나 에이닷 내에서 쇼핑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도 있다. 유 대표는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서비스를 보유한 몇몇 회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터는 조만간 미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의 ‘자강과 협력’ 전략도 이어간다. 2022년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는 올해 상반기 ‘에이닷엑스 4.0’으로 고도화한다. 한국어 지식 성능에 강점이 있는 고효율 한국어 특화 LLM이다. 유 대표는 “에이닷전화의 통화 요약을 처음에는 챗GPT로 했지만, 지금은 에이닷엑스로 대체해 비용을 65% 수준으로 줄였다”며 “지속해서 에이닷엑스를 발전시켜 멀티모달, 추론형 모델로 나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내 것이 없으면 외부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최신 해외 모델을 쓰다가 우리 것으로 대체하는 식의 전략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AI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K-AI 얼라이언스’는 2023년 3월 7개에서 현재 30개로 늘었다. 유 대표는 “100개까지 회원사를 늘리는 게 목표”라며 “서로 간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등 AI 기업에 초기 투자해 현재 3배 이상의 투자 효과를 거뒀다”며 “좋은 딜에 계속 초청받고 있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의 AI는 탐색과 확산의 시기를 거쳐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시기로 전환하고 있다”며 “올해는 ‘돈 버는 AI’를 본격화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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