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기관차’ 김주형(22)이 TGL 골프 리그의 흥행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주도하는 스크린 골프 리그 TGL은 5일(현지시간) 주피터GC와 애틀랜타 드라이브GC 경기를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막을 내렸다. 우즈의 주피터GC와 매킬로이의 보스턴GC가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정규리그를 통해 김주형이란 스타를 발굴한 것은 적지 않은 수확이다.
김주형은 세계 톱랭커들 사이에서 Z세대다운 발랄함과 톡톡 튀는 매력으로 TGL의 재미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이날 경기에서도 우즈와 김주형의 대화가 큰 화제를 모았다. TGL은 선수가 모두 마이크를 착용해 선수들끼리 나누는 대화가 방송 중계에 생생하게 전달된다. 우즈는 이날 김주형에게 몇 년생이냐고 물었고 김주형은 “2002년생”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우즈는 “난 네가 태어난 해에 세 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했지. 1997년, 2001년, 2002년”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가수 셀린 디옹을 위한 세리머니도 눈길을 끌었다. 아들과 함께 대회장을 찾은 디옹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경기장에는 영화 ‘타이타닉’ 주제가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이 흘러나왔다. 이 노래는 디옹이 불러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김주형은 노래가 나오자 양팔을 활짝 펼친 뒤 “잭, 나 날고 있나요”라고 말하며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했다. “타이타닉 팬이야?”라는 동료의 질문에 “아마도요”라고 답하며 웃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이 장면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하며 "타이타닉은 1998년 개봉했는데 김주형은 2002년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도 김주형을 주목했다. ESPN은 김주형에 대해 "TGL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