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함께 한 최고의 친구이자 라이벌. 자매는 서로에게 단순한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같은 종목에서 활동하는 자매들은 더욱 그렇다. 미국 제시카와 넬리 코다, 일본의 이와이 지사토와 아키에는 미모와 실력, 여기에 서로의 라이벌이자 팬이 되어주는 자매의 손을 잡고 스타들로 등극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도 스타 자매가 등장했다. 귀여운 외모에 다부진 실력으로 벌써 5승을 합작한 ‘고고자매’ 고지우(24)와 고지원(22)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올해 꼭 챔피언조에서 나란히 우승경쟁을 하고싶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태어나 골프 꿈나무부터 프로 활동까지 함께하고 있지만 둘의 골프 스타일은 정반대다. 언니 고지우는 ‘버디폭격기’라는 별명처럼 강한 집중력과 승부욕으로 3승을 올렸다. 고지우는 “합기도 관장인 아빠가 매일 6시간씩 훈련을 시켰는데 저는 다 해내야 직성이 풀렸다”며 “제가 무너지면 동생도 포기할 것 같아서 더 독하게 견뎠다”고 돌아봤다.
동생의 정신력을 다잡은 것도 언니 지우의 역할이었다. 그는 “지원이가 중학생 때 좀 나태해 보여서 뙤약볕 아래 앉혀두고 ‘이렇게 할거면 골프를 그만두라’고 한시간씩 설교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데, 그땐 언니로서 책임감이 컸다”고 미소지었다.
반면 동생 고지원은 평화주의자다. “롤모델이 부처”라는 그는 경기 중에 보기를 범해도 금세 떨쳐낼 정도로 멘탈이 단단하다. 어린 시절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언니가 밉지 않았냐는 질문에 “언니가 화를 내면 속으로 ‘아, 언니가 지금 번뇌가 심하구나’ 하고 넘겼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드림투어(2부) 강등은 고지원의 안에 잠들어잇던 승부욕에 불을 붙였다. “1부 언니들의 치열함을 보는 순간 저의 여유가 오히려 독이었다는걸 깨달았죠.”
고지원은 지난해 8월 고향 제주에서 열린 삼다수마스터즈에서 우승하며 단숨에 풀시드 선수로 승급했다. 당시 최종라운드에서 16번홀부터 눈물을 쏟으며 동생을 응원하던 고지우의 모습은 골프팬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지원은 11월 에스오일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투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바람이 정말 강했는데 대회 전 언니가 알려준 다운블로 샷이 큰 도움이 됐다. 우승의 8할은 언니의 몫”이라고 귀띔했다.
‘고고자매’의 활약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의 코다 자매, 일본의 이와이 자매처럼 세계무대에서 함께 경쟁하는 것이 목표다. 골프업계도 ‘고고자매’가 만들어 낼 시너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명문구단 삼천리의 모자를 나란히 나눠쓴 이들은 올 시즌부터 FJ(풋조이)어패럴 간판 선수로도 활약한다.
골프 인생의 단짝이지만 아직 투어에서 동반 라운드는 낯설고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고지원은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언니와 같은 조에서 경기했는데 언니가 클럽 선택을 할때 ‘여기서는 끊어가야지!’라고 외치고 싶은걸 참느라 혼났다”고 털어놨다. 고지우 역시 “지원이가 실수하면 표정관리가 안되고 동생의 스코어카드에 더 눈이 가더라” 며 웃었다.
이들은 앞으로 10년은 더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미국프로골프(LPGA)투어까지 정복하는 것이 목표다. “저희가 나란히 정규투어로 올라온 2025년은 은퇴할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제 더 많은 우승을 함께하고, 동생에게 우승턱을 많이 얻어먹어야겠어요”(지우)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D리포트] 유격수의 '천재적 연기'…이탈리아 '4전 전승' 8강행](https://img.sbs.co.kr/newimg/news/20260312/202164694_1280.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