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직업을 완전히 바꾼다는 것은 큰 결정인데 도배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도배를 하면서 도배사로서가 아닌 스스로에 대해 만족했던 순간이 있나요?’, ‘도배를 그만두겠다고 정해놓은 어떤 상황이나 선이 있나요?’ 같은 질문들이다. 보통 기술직의 장단점이나 전망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궁금해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간다. 그래서 이렇게 예상 밖으로 나의 느낌이나 감정, 시작이 아닌 끝에 대한 기준을 궁금해하면 아무래도 좀 더 고민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이런 종류의 질문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그래서 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보다 어린 사람들이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하는지 궁금해 인공지능(AI)에게 물어봤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고정관념이 적고 호기심은 많으며 여러 사물이나 상황을 새롭게 연결할 수 있는 넓은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어른들은 틀에 갇혀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 틀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생각의 틀은 나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처음 도배를 시작하던 때의 기억을 떠올려봤다. 도배 작업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다 낯설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들어가 보는 건설 현장과 그 안에서 보게 된 수많은 공정과 작업자들이 전부 신기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광경이 다 처음이니 늘 궁금한 게 많았다. 도배 작업에 있어서도 ‘왜 이렇게 하는 걸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새롭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들로 가득했다.하지만 지금의 나는 8년 전의 나와는 많이 다르다. 여전히 질문을 던지기는 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완성도 높게, 그러나 좀 더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을까’라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고정관념이 생기고 호기심과 사고의 폭이 줄어들고 좁아지는 것처럼 틀에 갇혀 버렸다. 매일 반복하는 작업 속에서 더 나은 효율과 성과를 얻기 위한 질문만 던질 뿐이다.
많은 도배사 후배들이 생겼다. 질문을 하기보다는 받을 일이 더 많아졌고, 기계적으로 똑같은 답변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하는 질문이나 그들이 갖는 의문이 지금의 내가 던질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새롭고 넓게 열려 있을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들과 초심자들의 호기심과 질문을 귀찮고 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더욱 귀를 기울여야만 더 나은 어른, 더 나은 기술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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